알고 마시면 더 많이 보인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많은 경험을 합니다. 행복하고 슬프고 괴롭고 오묘한 그 수많은 경험들.
요즘은 경험할 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주어진 하루는 일과 남들을 위해 가득 차고 스스로를 위해 보낼 시간 조차 잘 업죠. 여러분이 커피를 공부할 시간이 없음과 관심조차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커피를 조금 더 쉽고 알차게 전달하고 싶어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당신은 인스턴트커피만 마실 수도 있고 혹은 스타벅스 커피나 한국의 저가형 테이크아웃 커피만을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 사는 인생에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은 드셔야 하지 않을까요?
분명 그 커피가 여러분의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게이샤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중 하나입니다. 저는 커피를 테이스팅 하는 사람으로서 이 커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려드릴 것입니다. 그전에 간단한 게이샤 상식, 사람들은 게이샤라는 단어를 일본에서 유래했다고 오해합니다. 근데 사실 이 게이샤라는 단어는 에티오피아의 한 지역 이름입니다. 그 지역에서 이 Geisha라는 품종이 발생했고 그 품종이 그 당시에는 별로 유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피터슨 가문에서 이 품종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신의 커피"라는 칭호까지 붙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게이샤 커피를 드시려면 이왕 한번 드실 거 제대로 드셔야 합니다.
(자주 드실 거면 꼭 제말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드시고 싶은 게이샤 모두 드셔 보세요)
위에 언급했지만 게이샤라는 것은 커피 품종 이름입니다.
재밌는 사진이죠? 커피에도 수많은 품종이 있고 그 품종에 따라 맛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데 게이샤라는 품종은 그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합니다. 왼쪽 아래 두 가지인데 모양이 길쭉하고 멋지게 생겼어요.
모든 커피에는 가공방식이 있습니다. 어떤 처리를 했느냐에 따라서 맛과 향이 많이 달라져요. 오늘 제가 커피를 테이스팅 하는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좋은 품종을 가진 커피는 가능하면 워시드 가공방식으로 드셔야 합니다. 내추럴 가공방식은 독특한 향미를 커피에 더하기 때문에 품종 자체의 느낌을 경험하기에 조금은 부족해요. 화려하지만 본질이 가려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게이샤를 내추럴 가공한 커피를 화려함의 극치로 알고 더 높은 평을 하기도 하지만 커피를 처음 드시거나 게이샤 커피를 큰 맘먹고 딱 한 번 드실 분들에게는 워시드 가공 방식 게이샤를 드시기 추천드립니다. 제대로 된 게이샤 느낌을 받으 실 수 있습니다. 아시겠죠? 이런 부분들을 꼭 체크하셔야 해요. 왜냐하면 제대로 된 고급 커피를 경험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많은 부분이 해결되어야 그런 경험이 가능한데 저는 한 번의 기회를 꼭 잘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체크 포인트입니다. 게이샤는 품종 이름이라고 말씀드렸죠? 이 품종이 유명해지면서 요즘은 세계 각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코스타리카 게이샤, 콜롬비아 게이샤, 멕시코 게이샤, 온두라스 게이샤, 과테말라 게이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게이샤 커피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싼 가격에 말이죠. 이런 커피들 중에서도 분명 게이샤 같은 느낌이 나는 커피들이 존재는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불안정하고 제대로 된 게이샤 뉘앙스를 경험하시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비싼 값을 지불하시더라도 꼭 파나마 게이샤를 드세요. 나라는 선택이 되었죠?
그러면 이제 농장도 선택해야 합니다. 파나마는 게이샤가 유명해지면서 게이샤 지역 대회가 열릴 만큼 많은 농장에서 게이샤를 재배합니다. 그중에서 꽤 유명한 농장은 "돈 페페". "핀카 하트만", "카르멘" 같은 농장들이죠. 이런 농장들의 게이샤 커피도 충분히 좋기는 하지만 우리는 오리지널을 좋아하잖아요?
이름도 아름다운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 커피를 드셔야 합니다.
위 그림과 같은 마크가 있어야 해요. 근데 또 한 가지 관문이 남았습니다. 참 너무 어렵죠? 제대로 된 커피를 즐기는 것에는 제대로 된 지식이 필요합니다. 위아래 중, 초록색 라벨은 프라이빗 컬렉션이라는 것이고 아래는 옥션랏 입니다. 괜히 이름은 프라이빗 컬렉션이 좋아 보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최종 선택하셔야 하는 커피는 옥션랏입니다. 빨간색 라벨을 꼭 확인하세요. 옥션랏은 이 농장에서 옥션을 통해 매년 진행하는 경매를 통해서 정식 낙찰된 게이샤 커피입니다. 가격은 2배 이상 차이 납니다. 프라이빗 컬렉션이 가성비가 좋아서 한국의 많은 카페에서 판매를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게이샤는 옥션 랏 게이샤입니다.
어렵죠? 그리고 비쌉니다.
커핑 포스트에서도 제대로 된 게이샤 커피를 마실 기회가 참 없는데 이번에 "파나마 에스메랄다 그린 팁 게이샤 효모 발효" 커피를 한정 판매하고 많은 분들과 테이스팅 할 것 같습니다
게이샤 글을 쓰다 보니 저도 글을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한정된 돈을 쓰고, 한정된 기회를 소모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커핑 포스트는 여러분의 선택이 더 지혜로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겸손을 추구하는 커피 리뷰 치고 너무 비싼 커피를 추천해 버렸네요.
그래도 꼭 드셔 보시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모두 즐커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