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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Oct 12. 2024

복도 많지... 나 말이다

-나, 영어 공부 시작했잖아. 후후. '스타트' 수준으로다가.

-오, 그럼 내가 이번 달 네 영어책 사 줘도 될까?


오브 콜스! 친구가 포인트가 있다며, 우리 서로 교재 사서 열심히 공부해 보자고 제안을 한다. 마다할 리가!


-그런데 내가 토요일에야 시간이 되네. 월초부터 공부해야 하는데 며칠 공부 못 해서 어떡해?


무슨 소리! 나 원래 공부 안 하는 여자야. 걱정 말고 교재만 주시오면 열심히 공부하겠노라 맹세하고 친구와 약속을 잡는다. 친구가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길에 교재를 받기로 했다. 나도 마침 그 근처에 볼일이 있어 나가려던 참이었다.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천천히 오시어요 +_+>


나는 문자를 보내고 두근두근 공짜 책을 받을 준비를 한다. 나는 참 복도 많지. 친구가 영어책도 다 사 주고. 정말 이제라도 공부 열심히 해야겠는걸?


그리고 시간이 되어 드디어 친구'님'이 도착한다. 친구님은 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영어 교재를 꺼내 준다, 내 책이 될 그 책을!



응?그런데 필기구까지? 와~~~ 이거 이거, 공부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겠다+_+ 정말 이번 10월 한 달은 열심히 공부해야지, 라고 크게 다짐하던 순간이다! 난 참 친구 복이 넘친다. 카톡 프로필에도 올려놓아야지!



고마운 마음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와 공부를 열심...히....까지는 못하고, 며칠씩 건너뛰긴.. 했지만;;  친구와 다시 만났을 때 문제집을 검사!!하기로 했기에 다시 의지를 다졌다. <이지 라이팅> 공부 2주 차를 어찌어찌 이어가 보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응?? 친구, 이게 뭐야?

-선물 반사야.


이번엔 대학 때 친구가 자신도 초등영어와 초등수학을 시작했다고 알리며, 가 올린 카톡 프로필을 보고서 응원의 라떼를 보내 주었다. 헐... 난 정말 복도 많지!!!



복()의 잔물결들이 내게 거대한 행복(幸福)의 파도로 다가온다.

내가 나를 위해 '이지easy' 수준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겠다고 선언하니, 친구가 책을 사 주겠다 하고, 그 책을 받자마자 감사의 뜻으로 올린 카톡 프로필을 보고 다른 친구가 응원의 라떼(라테)를 보내 준다.



매일매일이 복으로 가득 찰 순 없겠지만 

가끔 쑥 들어오는 이 복들을 보다 보니,

행복이 그리 먼 곳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니, 이미 내 심장 가까이에 도착한 듯하다.



이젠 내가 복을 전할 차례겠지?



(추신: 내가 노벨문학상 받은 나라에 살고 있다니... 정말 난 복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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