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책방
헐레벌떡 찾아 나선 길.
분명 목포역에서 가깝다고 했는데 어디지? 걸어서 9분 거리라고 했는데... 길치인 데다가 갑자기 휴대폰에서 '위치 사용이 불가하다'라고 나오니 나는 고만 당황해 버린다. 어무니까지 동행한 길인데 말이다. 자, 그럼 일단 물어보자!
"아저씨, 저기 죄송한데요, 혹시 수협(책방 근처에 있음)이 어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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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드디어!
그러나 찾고 나서도 이곳이 맞나 싶었다. 입구가 어디지? 작은 간판을 따라 기다란 길목을 거쳐 넓적한 마당 오른편으로 올라가 본다. 찾으면서도 정신이 없다. 당시 주변에서 공사를 크게 하는 중이어서 귀청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책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을까!
아늑한 구석 자리. 아, 앉고 싶지만 앉을 시간조차 없다. 사실 나는 지금 기차 시간이 급하다. 겨우 짬을 내어 들른 길이다.
이곳은 책장마다 주인이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경험수집잡화점이라는 곳(내 경험치를 높여 주는 곳!)에서 알려 주어 우연히 알았는데 때마침 나도 목포에 갈 일이 있었던 거다.
https://open.kakao.com/o/gMRTANFb
https://youtu.be/BARipUyhCt0?feature=shared
https://m.ktv.go.kr/program/again/view?content_id=722630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더니 이 <포도책방>이 바로 멀리+같이+깊이 가려는 서점이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인스타를 봤더니... 인스타 자체가... 왜 이리 재밌음??
https://www.instagram.com/p/DF0MaaAvQpU/?igsh=MWtvd3Y3ZDlnaTcwdg==
(전 남친 책 팝니다.... 라니!! 신선한 공감이!)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제사를 지내러 왔던 길이었다. 차분히 둘러볼 시간도 없었고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을 나 혼자 쓰기에도 죄송했다. 나는 목포 포도북스에 온 기념으로 마음에 드는 책을 얼른 고르기로 했다. (아, 근데 청소년 소설이 안 보인다. 마음은 급한데... 아, 그냥 제목이 와닿는 이 책으로 하자!)
요즘엔 어른들이 그림책이나 동화책 같은 책을 더 찾더라고요?
책 한 권을 골라 계산하려는데 책방 주인장님께서 내가 고른 책을 보고 이런 말씀을 전하신다. 그래, 어른이 될수록 어린 시절 두고 온 무언가가 더 그리운 법이지. 우리 모두 감추고는 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아이가 하나씩은 있을 테니까!
돌아 나오는 길이 아쉽기만 하다. 정말 10분도, 아니 5분도 머물지 않고 나왔다.
<마지막 책을 가진 아이>
이 책 한 권을 들고서 다시 열차에 올랐다. 아껴 읽어야지,라는 마음으로 책 표지를 소중히 쓸어내려 본다.
단 5분 동안 내 안에 다녀간 서점.
때로는 5분으로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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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11,000원인데 1,000원 할인받았다+_+)
https://www.instagram.com/reel/DFxpCDkPCp3/?igsh=dmwyYnB0aWowamFy
숨겨진 보물같은 책방이네요~
저도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인데 정말 숨은 보물창고더라고요!
아끼는 맘이 보이네요 책표지 쓰다듬는 손길이요^^
그 마음을 보아 주시는 꾸물꾸리 님 마음이 제게도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