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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유숙 Jan 26. 2019

주의 산만한 아이의 비밀

선입견을 버리면 보이는 놀라운 신호들

어딜 가나 주의 산만한 아이가 있기 마련인데, 대뜸 이런 의심과 걱정부터 한다.


어휴, 정신 사나워 죽겠네. ADHD 인가 봐!


혹시 우리 애가 ADHD 인가요?
잠시도 가만있질 못하네요.


과연 ADHD 일까?

혹시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경우는 아닐까?


15년간 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얻은 결론을 종합하면 이렇다.


우선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된 경우엔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있었다.

1) 한 가지 활동에 깊이 몰두하지 못하고 주변 자극에 쉽게 산만해진다.
2) 손발이나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부산하게 움직인다.
3) 상대방의 말을 일부만 듣고 바로 행동에 옮긴다.
4) 짜증을 잘 내고 공격적이며 충동적인 행동 양상을 보인다.
5)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거나 간섭할 때가 많다.
6) 수업시간에 15분 이상 집중을 못한다.
7) 말을 너무 많이 한다.
8) 해야 할 일이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위와 같은 증상이 유 아동기 때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건 성장과정 중에 흔히 있는 일이다. 


따라서 급한 마음에 또는 '약을 먹으면 차분하게 공부를 잘한다더라!', '성적이 올라간다더라!'와 같은 낭설을 믿고 ADHD 약물치료부터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자칫하면 약의 부작용- 식욕감퇴, 무기력, 불면증, 성장 저하, 두통, 복통, 안절부절못함, 행동 위축, 멍한 증세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주의 산만한 행동을 개선하려면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게 좋은데, 원인은 ADHD부터 성향과 기질의 문제, 팝콘브레인, 수면무호흡증, 정서 불안, 학습장애, 정신지체, 부적절한 가정환경, 갑작스러운 환경적 변화 (부모의 이혼, 전학, 이사, 스트레스 등등)까지 다양하다.


이 중 팝콘브레인(Popcorn Brain)은...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미국 워싱턴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가 2011년에 만든 용어로,  디지털 기기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뇌가 크고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팝콘브레인 상태가 되면 잔잔하고 평범한 현실엔 무감각해지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실제로 상담현장에서 만난 아이들도 이런 특징이 관찰됐다. 


좋아하는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을 할 때는 무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마치 디지털기기와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반면에, 공부나 독서 같은 정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금세 지루함을 느끼고 산만해진다.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락 거리고, 돌아다니고, 딴짓을 하고, 10분이면 끝낼 숙제를 세월아 네월아 붙잡고 있는 등...  


학습할 때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부모나 교사는 속이 타다 못해 천불이 난다. 때로는 힘들고 지친 나머지 '아, 몰라! 나이 들면 좋아지겠지.'라는 낙관도 하는데,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 팝콘브레인 증상이 심해지면 ADHD, 틱장애, 발달장애 등으로 악화될 수도 있음으로 반드시 디지털 기기를 적당히 사용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유아부터 청소년들은 성인보다 팝콘브레인이 되기 쉬우므로 되도록이면 스마트폰 사용을 덜하고, 틈틈이 스트레칭, 창 밖 풍경 바라보기, 다양한 대안 활동하기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여 뇌에 고른 자극을 주자!


우리의 뇌는 전 영역이 골고루 자극을 받고 활성화되어야 기억력과 집중력이 유지된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면서!


산만한 행동 속에 가려진
비범한 재능 발견하기


-캣츠의 공연 장면-

수업적응력이 떨어져 교사도 학교도 포기한 초등학생이 있었다. 아무리 주의를 줘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교실 안을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떠들고, 과제 제출도 안 하고, 성적은 늘 꼴찌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학교 측은 학생의 부모에게 특수학교 전학을 권유했고, 충격을 받은 부모는 딸을 심리상담가에게 데리고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부모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담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행복하게 춤을 추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본 상담가가 이렇게 조언했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고통입니다. 춤에 뛰어난 소질이 있으니 무용학교에 보내면 어떨까요?"

 

학습부진아에서 발레 꿈나무로 변신한 소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대성했는데, 누구일까? 바로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안무한 질리언 린(Gillian Lynne)의 이야기다.


보통사람은 1번도 따기 힘든 올림픽 금메달을 무려 22개나 딴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

9살 때 ADHD로 진단받고 약까지 복용했는데, 만약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수영으로 발산하게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그는 없었을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점이 있고, 반드시 장점도 있다. 

미처 발견 못 했을 뿐!


특히나 아이들은 원석 같은 장점을 무수히 지니고 있다. 그걸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연마해주냐에 따라서 빛나는 보석이 되기도 하고, 깨진 자갈이 되기도 한다. 


만약 지금 당신 주변에 단점투성이의 아이가 있다면...

숨겨진 장점을 단 하나라도 찾아서 칭찬해주길 부탁드린다. 서서히 달라지는 아이의 진면모를 보는 순간, 벅찬 감동을 맛보게 되실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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