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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주부의 미국 장보기

자급자족과 마트 의존 생활

by 서지현

미국 마트 일상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개인이 이룬 첫 독립에 의레 대가가 따르듯 나의 장보기 독립에도 커다란 고충이 따랐다.



미국에 사는 나는 발이 없다. 다시 말하면 차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집에 차 한 대가 있지만 평생을 뚜벅이로 살아온 나는 여전히 그걸 다룰 줄 모른다. 하여 남편의 도움 없이는 감자 한 봉, 사과 한 알 사올 수 없는, 나는 그런 꼼짝없는 신세가 되었다.



미국은 확실히 자동차 권역의 나라다. 버스나 지하철 인프라가 약하고 도보길의 여건도 나빠 '1인 1 자동차 소유'는 상식선에서 받아들여지는 생활방식이 되었다. 12학년(고3)만 되어도 선뜻 스튜던트 드라이버 라이선스를 내어주는 나라, 누구라도 운전자로 살아가는 일에 장벽이 없어 보인다.



이곳 사정을 익히 알았기에 뒤늦게라도 면허를 따야 할까 고민도 했었다. 그것은 곧 부부가 각자의 차를 몰게 될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기회비용을 따져본 뒤로 그 생각을 과감히 접기로 했다. 한 집에서 두 대의 차를 몰 때 발생하는 기회비용이란 대략 이런 것이었다.


* 자동차 비용: 중고로 한다 해도 약 10000-20000 불, 되팔아도 몇 백 불 깎이니 큰돈

* 운전자 보험료: 6개월 기준 1300여 불

* 명의이전 비용: 640 불 이상

* 기름값과 차량유지비, 면허취득비용


결국 우리는 미국에서 차 한 대로 1년을 버텨보기로 했다. 뚜벅이의 장보기 생활에도 큰 차질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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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와 <아날로그인>을 지었습니다. 오늘 밥을 짓고, 또 문장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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