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이와 노을을 보러 바다에 다녀온다.
기분 좋게 바다를 보고 집으로 오는 길, 지음이가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낸다.
점점 목소리도 커져간다.
단번에 졸음이 왔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졸음은 졸음이고, 짜증은 짜증이다.
지음이에게 짜증을 내지 말고 목소리를 낮추라고 압박한다.
지음이는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더 큰 목소리로 말한다.
한번 더 압박하자, 결국 얼굴을 푹 숙여 무릎에 기댄다.
그러고는 무심하게 한 마디 툭 던진다.
"나, 울상이야."
지음이의 울상이라는 말에 나는 웃상이 된다.
역시나 오늘도 나의 압박은 맥없이 풀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