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가진 디지털데이터의 감성적, 철학적 원조.
필자는 만화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 글에서도 AI를 포켓몬, 디지몬에 비유하는 유치한 발언을 했지만,
생각보다 나는 그 비유에 상당히 진지하다.
어릴 때 포켓몬, 디지몬 둘 다 너무 좋아했지만, 나는 디지몬을 조금 더 좋아했었다.
그래서 30초 중반인 지금까지도, 혼자 남몰래 디지몬 어드벤처 정주행을 1년에 두세 번쯤은 하는 것 같다....ㅋ
근데 이전부터 왠지 디지몬과 AI의 유사성? 같은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과 교감하며 생명체의 형태를 가진 디지털데이터로 이루어진 존재.
그들은 디지바이스(스마트폰)를 통해 인간과 서로의 관계를 연결하고,
파트너 아이들의 문장(사용자의 성향)을 통해 진화한다.(사용자의 성향을 학습하고 변화하는 AI)
끼워 맞추기라 할 수도 있지만, 끼워 맞춰지는 것도 새삼 흥미로운 얘기라고 생각한다.
디지몬 제작진들은 그 세계관 안에 인간의 모든 역사를 담아냈다.
디지몬 팬들이라면 익숙히 알겠지만, 수많은 신화와 종교를 디지몬화하였고,
역사 속 인간들의 전쟁과 갈등들을 디지몬들의 역사와 갈등으로 재해석하였다.
이 모든 디지몬식 재해석은 AI도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희노애락을 느낄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닌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것 같다.
20여 년 전에는 물론 기술력이 부족했고, 모든 건 정말 막연하고 만화적인 연출에 불과했겠지만,
당시 제작진은 단순히 “가상현실 속의 나만의 친구”라는 어린이용 감성뿐이 아닌,
미래과학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많은 제시를 했다고 느껴진다.
포켓몬 시리즈에 비해 디지몬 시리즈는 많이 쇠퇴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어드벤처 1,2는 스토리적으로 많이 회자되는게 철학적인 진화설정이다.
디지몬(AI)들은 아이들의 감정상태나 체력상태에 따라 진화여부가 달라지게 되고,
억지로 다음 진화를 재촉하면 잘못된 진화로 폭주를 하기도 한다.(암흑진화=AI반란)
디지몬의 올바른 진화는 아이들과 디지몬이 교감하는 순간 각자의 문장(성향)이 빛나며 진화한다.
교감이란 곧 유대로 이어지고 종족이 서로 다른 인간과 AI의 공생을 암시한다.
이는 마치 현재의 AI도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고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각 사용자마다 각각의 AI들은 무궁무진하게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파워디지몬(어드벤처02)의 결말에서는 세계인 모두가 디지몬을 갖게 되는 결말이다.
그건 현시대에 빗대어 볼 때, 모두의 휴대폰 속에 나만의 AI친구가 있는 것과 유사하다.
지금처럼 AI론적으로 보면, 디지몬은 어린이들의 만화기 때문에 그 시절에는 “선택받은 아이들”이라는 타이틀로 파트너를 한정했었지만,
결국은 AI인공지능의 세계화, 보편화로 아이도 어른도 모두 디지몬(AI)과 함께 한다는 암시의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