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며 배우는 것들
그의 어깨가 오늘따라 몇 도쯤 아래로 더 쳐진 것 같습니다.
걸음걸이도 터벅터벅....
항상 정면을 향하던 시선도
오늘은 자기의 구두 끝에 가 있네요.
뭔지..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를 지치게 하는 일이 있나봐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시시콜콜 나를 힘들게 하는 걸
다 털어 놓고 살 수 없다는 것도 알지요.
마음 속에 정리 되지 않은 것들을 고르려는지
평소보다 많이 숨을 들이 쉬고
푸우~ 힘 없이 내뱉는 한숨 소리에
많은 얘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아이 때는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다 말하고 싶었지만 표현력이 부족해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끄덕끄덕
모든 걸 다 안다는 눈빛으로 나를 안아주셨죠.
이제는 웬만한 건 다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말을 잘 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말로 하지는 않습니다.
말로 할 수 있지만 때론 묻어 두고 싶은 것들이 있다는 것도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잖아요.
꿀꺽 삼킨 말.
마음에 담겨 있는 그 말을 가늠해주는 것도
어른이 되면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