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출신 강신기 사장, 에스보드로 부활하다

by 김태수 변리사


2004년 5월,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국제 발명전(2004 INPEX)에 에스보드라는 한국 발명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에스보드는 전 미주 지역 최고 발명상, 스포츠 부문 금상, 레크레이션 부문 금상, 완구 및 게임 부문 금상으로 선정되어 최종적으로 그랑프리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노숙자 출신 강신기 사장입니다.


에스보드 제품.PNG


강신기 사장은 2004년 국제 발명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강신기 사장은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고, 침대 사업을 하다가 IMF의 여파로 부도를 맞았습니다.


빚더미에 앉은 그는 서울역에서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지요. 하지만 그는 노숙자 생활이 오히려 힘차게 비상해야 할 바닥이라고 여겼습니다. 결국 서울역 노숙자 생활을 벗어나 벤처기업 CEO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이런 그의 인생 역정은 ‘긍정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가 되어 2005년 국정홍보처가 제작한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강신기 사장의 저서 《지구를 흔든 남자》를 보면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끈질기게 에스보드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개발자금 한 푼 없이 한 발씩 나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노숙자 시절 그는 거리에서 아이들이 타는 킥보드에 관심을 가진 후 고물상에 들려 두 개의 바퀴가 달린 킥보드를 하나 얻어서, T자 모양의 손잡이를 잘라내고 올라타 보았습니다. 이후 부서진 스케이트 보드를 타면서 발로 땅을 구르지 않고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발로 땅을 구르지 않고, 추진력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어느 날 그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한 청년이 이상한 보드를 타는 것을 발견합니다. 스케이트 보드를 둘로 나누고 양쪽에 바퀴를 단 것이었습니다. 바로 강신기 사장이 개념적으로 생각했던 땅을 구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보드였습니다. 강신기 사장은 이 보드를 ‘에스보드Essboard’라 명명하고 사업화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는 특허, 디자인, 금형 등 하나씩 매듭을 풀어가며 결국 에스보드를 제품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그럼, 강신기 사장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탄생한 에스보드의 특허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강신기 사장이 우연히 만난 청년은 에스보드의 최초 발명자였습니다. 그 청년은 특허를 신청(출원)까지 해놓았지만, 사업화는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강신기 사장은 이 청년에게 나중에 5천만 원을 주기로 하고 특허를 사들였다고 합니다. 특허는 재산권의 일종이므로, 당연히 양도가 가능합니다. 발명의 양도는 발명을 한 이후 특허 신청 여부나 특허 등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특허의 양도.PNG


청년 발명가가 에스보드 발명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둔 상태였지만, 만일 자신의 발명과 특허를 그대로 두었다면 아쉬움이 남았을 것입니다. 청년 발명가가 강신기 사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에스보드의 기본 원리를 발명하는데 들인 노력과 시간이 헛되게 되었겠죠. 이 청년에게 특허의 양도는 자신의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는 최상의 방법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보상은 발명가에게 또 다른 발명을 추진하는 동기가 됩니다.


발명자는 아이디어 또는 특허를 양도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양도된 특허는 사업화의 밑거름이 됩니다.


《지구를 흔든 남자》를 보면, 강신기 사장이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낡은 합판지를 들고 발로 뛸 때, 이를 보다 못한 그의 친구는 그에게 “그런 합판짝을 들고 다녀봤자 너에게 돈 내줄 사람은 없을 거야. 괜히 용쓰지 말고 일단 제품을 새로 완성해서 네 이름으로 특허를 내도록 해. 뭐라도 믿는 구석이 있어야 돈을 빌려줄 거 아니야?”라며 따끔한 충고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기술은 특허로 보호받아야 투자자들이 마음 편히 돈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즉, 특허가 없다면 투자자는 아무나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특허권은 진입 장벽의 하나로 여겨집니다.


친구의 말을 들은 강신기 사장은 청년 발명가의 특허를 보강하여 특허를 다시 신청하였습니다. 이 특허 신청으로 2003년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 특허를 담보로 한국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5억 원을 대출받아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자금을 확보한 강신기 사장은 2003년 8월 특허를 등록하고, 2003년 9월에 에스보드 제품을 탄생시키게 됩니다.


특허의 양도와 기술금융.PNG


특허는 사고팔 수 있고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재산권이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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