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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도 Sep 08. 2023

"고윤정이 눈으로 첫사랑을 말했다" 설득당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매력적인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아니, 쓰고 싶다. 


보기만 해도 간질거리고 보는 사람 입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새어 나오는 그런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막연하게 문예창작학과에 가고 싶다며 단막극 공모전을 준비할 때도 주제는 다양하게 잡았지만 큰 틀은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첫사랑. 


그래서 첫사랑을 담은 이야기와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 클래식이 좋고 대만의 첫사랑 영화들이 전하는 그 특유의 감성이 좋다. 


영화 <아는 여자>의 주인공인 일이 꼬인 받은 프로 야구 선수 동치성이 그랬다. 



"나는 오늘 남들에게는 다 있는데 나는 갖지 못한 세 가지를 알았다. 나는 첫사랑이 없고, 난 내년이 없고, 난 주사가 없다."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고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술에 진탕 취해 잠든 그를 여관에 데려다준 바텐더 이나영이 "술 취한 사람 취고는 참 곱게 잔다"는 말에 삶을 돌아본 그의 말이다. 


그 영화를 보던 어린 시절 나는 막연하게 아 저 말을 한 한이연(이나영)이 동치성(정재영)에게 첫사랑이 되었겠다고 생각했다. 설득당했다. 


그때부터 막연하게 청순하고 여리여리한 캐릭터가 아니라 뭔가 독특하지만 사람을 자연스럽게 매료시키는 자신만의 색이 확실한 첫사랑 캐릭터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무빙>에서 고윤정 배우가 말하는 첫사랑에 자연스럽게 빠지고 설득당했다. 




눈빛으로 표정으로 그 특유의 분위기 그 모든 것들이 강한 설득력을 뿜고 있었다. 


좋은 드라마를 보다 보면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착해진다. 


나는 이미 지나갔지만, 무빙을 볼 많은 청춘들이 하늘로 날아갈까 봐 원주율을 외우고 얼굴만 봐도 심장이 빠르게 뛰는 그런 첫사랑을 청량감 넘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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