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a Aug 23. 2018

퇴사. 또 다른 출발

한국, 잠시만 안녕






20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부모님 의견보단 나의 의견이 더 비중이 커진다는 것!

학원 하나 그만두기도 부모님께 허락을 받던 학창 시절과는 달랐다.

나의 퇴사와 호주 워홀이 그러했다. 오로지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한 것이다.

물론 상의는 했지만 부모님은 26살의 퇴사와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내심 못마땅하셨다.

짧은 여행도 아닌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워킹 홀리데이라니.. 그것도 한국에서는 26살이 그렇게 적지도 않은 나이이다. 엄마가 느끼기엔 어느 한 곳에 정착하여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나이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나이를 먹는다는 말을 하기에 어린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나이를 먹고 있었다.

곧 30대가 될 것만 같았다. 30대가 되기 전, 정말 살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이루고 싶었다.

그런 찰나에 한 친구가 전화가 왔다.

"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갈 건데, 너도 갈 생각 있으면 한번 생각해봐"

20대가 가기 전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워킹 홀리데이였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워홀.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내가 그 멀고 낯선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먹기 전까지 겁이 났다. 정말 많이.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엔 ' 에이 몰라 그냥 가버리자!'

그렇게 비자를 신청하고 비행기표를 끊고 퇴사를 하고 와버렸다. 브리즈번으로


내 몸보다 큰 짐을 들고 공항에 가는 날까지 믿기지 않았다. 내가 정말 호주에 가는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여행하는 기분과는 달랐다. 공항 가는 날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설렜다.

호주 가는 날만 빼고

예약해둔 숙소, 계획한 여행코스, 넉넉한 여행경비를 가진 마음 편한 여행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설렘보단 낯선 호주에 땅에 대한 두려움만 한가득 실고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집에서 나온 지 24시간 만에 브리즈번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브리즈번 공항에서 나왔을 때도 드디어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새로운 여행지의 설렘보단 낯선 땅에서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택시를 타고 브리즈번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오랜 비행으로 하루 만에 샤워를 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을 재정비 한 뒤 우린 숙소를 나와 브리즈번 시티를 천천히 구경했다.

한글 간판이 아닌 영어 간판이 검은 머리보단 노란 머리가 더 많이 보였다.

'아 내가 정말 브리즈번에 왔구나' 하는 순간이었다.

지나가는 외국인들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고 영어 간판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하며 걸었다.

호주에 도착한 날 해야 할 일들은 1. 호주 휴대폰 개통하기 2. 호주 은행계좌 개설하기였다.

브리즈번 시티를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누가 봐도 이방인으로 보일만한 행동을 하면서 OPTUS (호주 휴대폰 통신사)에 들러 유심을 사고 휴대폰 번호를 만들었다.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아닌 0421이라는 번호로 시작하는 낯선 휴대폰 번호를 갖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그 근처에 있는 NAB(호주 은행)에 들러 통장을 개설하였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되어있는 것들을 새로 만들면서 브리즈번에서의 삶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해야 할 것들을 하고 난 뒤 한식당을 찾아가 한식을 먹고 해가 지기 전 숙소로 돌아갔다.

그렇게 낯선 브리즈번에서의 첫 날밤을 무사히 보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