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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욱 Jan 03. 2019

직장인 아빠가 하면 효과가 배가 되는 것들

직장인 아빠 육아 팁

사회적으로 육아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 워라밸(워킹 앤 라이프 밸런스) 또한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아빠 육아가 아이의 발달에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에도 많은 아빠들이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야근 및 빠질 수 없는 회식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가정(맞벌이 가정이라고 할지라도)에서 엄마의 육아시간과 아빠의 육아시간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직장인 아빠에게 물리적인 육아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 출처 : unsplash.com



육아는 함께 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물리적 육아 시간은 차이가 나는 현실 속에서, 아이와 아내로 하여금 최소한 정서적으로나마 육아를 함께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 발달상황을 체크해보세요.


아내로 하여금 '육아를 나 혼자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아내가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대화가 통하는 남편이 되어야 합니다. 육아 이야기가 통하려면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아이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지요.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아이 키가 몇 cm 인지, 몸무게가 몇 kg 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면 아내와 아이들 이야기를 했을 때 주로 듣고만 있을 뿐 상호 간에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떠한지 알기 위한 좋은 방법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발달 상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입니다.
인지, 언어, 행동 습관 등 분야를 나누어 부모가 관찰한 바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은데요, 어떤 부분을 관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포테이지 발달 체크리스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파일 첨부)



포테이지 발달 체크리스트는 미국 위스콘신주 포테이지 시에서 장애가 있는 유치원 아동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도구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아동의 수준을 체크하고 지도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엔 특정한 틀 없이 여기저기 적어만 놓다고 최근에는 네이버 블로그 이웃이신 연습인생 T님께서 아이에 대해 정리한 양식(블로그 링크 첨부)을 벤치마킹하여 에버노트에 기록해둡니다. 


에버노트를 활용한 아이 발달상황 정리 (22개월 딸아이)


아이의 발달 상황을 정리해 놓은 기록들은 아내와의 대화 외에도 다른 여러 부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아이 키랑 몸무게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을 때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었고요, 예전에 알레르기가 있는 항생제를 처방받고 그 약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가 와이프에게 한 소리 들었었는데, 이젠 처방전에 해당 항생제가 있으면 당당히(?) 의사 선생님께 바꿔달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 발달 단계를 이해하는 것은 부모-자녀 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2004년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 110명 대상으로 했던 연구를 살펴볼까요? 연구진은 부모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분노 조절 요법을, 다른 한 그룹엔 '부모-자녀 상호 치료'를 적용한 후 3년 동안 추적 관찰했는데요, 3년 후 살펴보니 분노 조절 요법을 받은 부모의 40%도 아이를 학대하지 않았지만 부모-자녀 상호 치료를 받았던 부모들은 무려 80%가 아이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출처: 부모공부 / 고영성)

예전에는 아이가 조금만 부모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을 때 폭력을 휘둘렀던 부모들이 '부모-자녀 상호 치료'를 통해 아이의 발달 단계를 이해함으로써 아이가 규칙을 어기고, 물건을 던지고, 엄마를 때리는 행동을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며 이성적으로 훈육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 발달단계를 살펴보고 기록하는 것,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 직장인 아빠들에게 꼭 추천드립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대화


이제 다섯 살이 된 제 첫 아이는 작년과 올해 서로 다른 어린이 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첫 번째 어린이 집에서는 어플을 통해, 두 번째 어린이 집에서는 알림장 노트를 통해 선생님과 부모 간에 소통을 하더군요. 알림장 노트나 어플에 글을 쓰는 일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엄마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가끔씩 아빠가 참여할 경우 꽤 효과가 있습니다.

알림장을 쓰려고 꺼내 든 아내가 남편이 미리 써놓은 글을 봤을 때 '우리 남편이 바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어린이 집 선생님에게도 엄마의 메시지가 아닌 아빠의 메시지는 그 희소성으로 인해 약간 무게감 있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아이 픽업 차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갈 일이 있을 때 그냥 인사만 하고 나오지 말고 짧은 시간이라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감사의 인사를 표현해보세요. 알림장에 글을 써서 표현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고요, 아빠가 표현하는 감사는 우리 아이에 대한 선생님의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육아 서적 읽기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아빠는 짧은 시간을 질적으로 알차게 보내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럴 때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육아서적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육아 서적들이 있는 코너에 가면 아빠들의 육아 경험을 담은 책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런 책들을 통해 다른 아빠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는지, 어떻게 놀아주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육아 관련 책은 약 60여 권 정도 읽은 것 같은데요,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5권을 한 번 추천드려보겠습니다.
    - 스펙보다 중요한 내 아이의 자존감 / 이무석 박사 - 아이 자존감의 중요성
    - 부모 공부 / 고영성 - 발달 단계, 아이의 환경, 정신에 대한 과학적 통계
    -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 / 조벽, 최성애 - 감정 코칭, I message
    - 글로벌 키즈, 아빠가 키운다 / 손창호 -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방법
    - 준비된 아빠는 교육이 남다르다 / 김승 - 아빠로서 가치관 형성

개인적으로 육아 관련 책들은 꼭 처음부터 정독을 하지 않더라도 부분 부분 관심 있는 곳만 발췌해서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되니 바쁘시더라도 꼭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육아 / 출처 : unsplash.com


'직장인 아빠가 하면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뉴스를 보면 육아 휴직하는 아빠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적인 이유로 육아 휴직을 결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내에 비해 부족한 아빠이다 보니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최대한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나름대로 고민하였고 지금까지의 경험상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세 가지 방법 - 아이 발달 단계 체크, 어린이 집 선생님과의 대화, 육아 서적 읽기-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바쁘고 힘들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아내로 하여금 '우리 남편은 이것도 몰라'가 아니라 '직장일로 바쁘지만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부부관계뿐 아니라 가정의 분위기 또한 한층 따뜻 해지 지리라 생각합니다.

직장인 아빠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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