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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by 말로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제목만 얼핏 보면 최신 미디어 트렌드를 분석한 책으로 오해하기 딱이다.

(물론, 부제를 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지만...)

혹은, 여느 독서 덕후가 변하는 시대 흐름을 온 몸으로 막아서며, 영상의 물결이 아무리 휘몰아쳐도 책의 미래를 지켜내겠다는 결의찬 의지가 엿보기이기도 한다.

영상으로 대표되는 유튜브와 책이 서로의 필살기를 내놓으며 한판 붙는 내용인가? 아니면, 시대의 흐름 속에 미디어와 매체 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을 다룬것인가?

책표지를 이리저리 살피며 제멋대로의 상상을 하게 된다.

(표지의 저 아저씨가 설마 이 책을 보고 탈진한 독자의 모습은 아니길 바라며...)

하지만, 막상 책 표지를 열고 목차부터 차분히 읽어보면 영상과 텍스트 간의 대결 혹은 단순한 비교 등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질문과 답만을 나열하고 있지 않다. 그곳에는 좀더 핵심적이고 포괄적인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Literacy? Literacy! Literacy~


리터러시 Literacy.

우리들이 흔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해석하는 문해력이 그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리터러시가 단순히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다라고 쉽게 정의하여 치워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이라 말한다.

리터러시에 대한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협의의 리터러시로만 잘못 이해될 경우, 사지선다형 답이 정해져 있는 교육 시스템에서 타인에 대한 몰이해가 당연한 사회로 곪아 갈 수 있으니, 광의의 제대로 정의된 리터러시를 위해 우리 사회 교육이 어떻게 변하고, 나아가야 할지를 두 저자가 진지하게 묻고 답하고 있다.


리터러시는 단순히 단어의 뜻과 의미를 이해하는 개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사회적 역량이다. 리터러시를 개인의 역량으로 한정 짓고 권력화 하는 순간 타인에 대한 혐오와 자기 논리에 대한 편향의 무기로 변한다. 온라인에서 자기 논리에 반대되는 글에 흔히 달려 있는 무시와 폄훼가 장착된 댓글들이 리터리시를 개인역량화와 권력화한 결과로 보여진다.


리터러시는 앎의 문제가 아니라 다룸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잘 다루기 위해서 타자의 세계를 그려보고 탐험하기 위한 능력으로서의 리터리시가 되어야 한다. 세상 이야기들을 빨리 후려쳐서 단순화하기 위해 리터러시를 이용하는게 아니라, 얼마나 복잡한지 얼마나 다면적인지를 이해하고 다루기 위해서 리터러시가 활용되어야 한다.


두 저자는 "삶을 위한 리터러시"란 안간의 삶이 어떤 맥락에서 얼마나 입체적일 수 있는가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삶에 실천하여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교육이 만연해 있는 성과주의를 극복하고 올바른 리터러시를 배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리터리시의 올바른 교육사례로 꼽은 홍천여고는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우리사회에서도 이런 교육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의문과 희망을 동시에 품어보게 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47&aid=0002111685


책의 제목은 본문의 품격(?)과 안 어울리게 다소 생뚱맞지만 (유튜브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마케팅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교육방법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한 엄기호 선생과 언어학자인 김성우 선생의 대담으로 펼쳐진 '삶을 위한 리터리시'에 한번쯤 귀를 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이전에 했던 생각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다는 의문을 가지려면 고독해져야 합니다" 이 문장에 유독 꽂히는 이유는 편가르기 세상 속에 고독해 지고 싶다는 나의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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