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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editor Feb 15. 2022

Stay at Home 자신 있어요.

프린랜서 일기_ 2월 14일

나는 아직 사업자도 내지 않고 삼쩜삼 퍼센트의 세금을 내는 프리랜서다.

별도의 작업실이나 사무실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게 제일 쉬운 프리랜서.


일주일에 두어 번 미팅이 있을 때만 외출을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카페도 안 가고 온종일 집에 머문다. 정말 집에 머문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앉아서 일하고, 놀고, 운동하고 시간을 보낸다.

늘 집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집에서 일해요?”


내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남편의 출근이다.

다행히 남편은 아침 7 20분에 일어나 8 30분에는 나가야 하는 정직한 직장인이다. 요즘은 재택을 하는 날도 있긴 하지만, 매일 출근하는 남편 덕분에 나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고 9 전에는 일할 준비를   있게 된다. 출근이 정직한 만큼 남편의 퇴근 시간도  일정하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일에서 벗어날  있다. 집에서 일하지만 나름 온오프가  되는 편이다. 물론 나는 그게 매일 출근하는 남편 덕분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돈이다.

어쨌든 무슨 일이든, 돈 들어올 일이 있고 마감이 코앞이라면 지체할 수 없이 일을 해야 한다. 뭐 다르게 생각하면 마음가짐이라 볼 수 있겠지만, “통장에 돈 들어오면 다 하게 되어 있어”라는 말처럼 그냥 시간 없고, 일 많으면 자연스럽게 책상 앞에 앉아 있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일이 엄청 많은 프리랜서는 아니다. 하지만 프리랜서에겐 무엇보다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쓰려고 노력한다.


가끔은 집에 있다 보면 우울해지기도 했다. 누가 날 집 안에 가둬 둔 것도 아니고 나가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대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자신을 생각하면 괜스레 우울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가까운 카페라도 가려고 옷을 입고, 짐을 챙기면 이내 귀찮아진다. 나가면 앉아서 일할만한 카페도 찾아야 하고, 마스크도 써야 하고 일하다 보면 꼭 필요한 건 집에 있고 이런 소소한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결국 결론은 집에 머무는 게 된다. 정말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 날에는 우울감에 박차고 나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나마 고양이 덕분에 우울한 기분이 많이 사라졌다. 고양이는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였다. ^^


특히나 2월은  연휴가 지나고 나서 미팅이 없었다. 거기에 어디서 걸린 지도 모르는 감기 증상으로 더더욱  밖을 나가지 않았다. 사실 지독한 기침과 콧물로 나갈 엄두로  냈다.  역시 코로나 일까 두려운 마음인데  만나는 사람들은 얼마나 두려울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자가 진단을  번이나 했지만, 다행히 음성이었다. 누가 뭐라고 하는  아니지만, 계속 나오는 기침에 괜히 혼자 눈치 보게 되는  싫었다. 집에서 편하게 기침하며, 보리차를 마시며  주를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지만, 감기는 떨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마우스는 움직일  있고 키보드는   있으니 일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올해도 내년에도 당분간 계속해서 집에 머물며 일할 것 같다.

2월 14일 퇴근, 감기 환자에겐 따뜻한 보리차는 필수! 일할 때 보온병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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