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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쵸비 Feb 09. 2020

#04. 시장보다 더 시끄러운 도서관 '예시바'

역사상 유대인들이 사는 곳에는 항상 예시바가 있었다.



   

|유대인의 전통적인 학습기관 '예시바'|


   예시바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학습기관이다. 우리식대로 따지면 일종의 도서관인 셈이다. 어디에서 살든 유대인들은 이곳에서 주로 자신들의 지혜서인 탈무드를 학습하며 유대인의 가치를 연구하고 배운다. 역사상 유대인이 사는 곳에는 항상 예시바가 있었다.     


   미국 내 유대인 최대 거주지역인 뉴욕에는 예시바 대학교가 유명하다. 그런데 이 유대인 도서관 예시바에서는 다른 도서관과는 달리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시바에 들어가면 마치 시장에 온 것처럼 시끄러운 소음을 만난다.     


   도서관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소리를 높여 떠든다. 어떤 학생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수다를 떤다. 이스라엘에 있는 도서관 예시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도서관과는 사뭇 다르다. 두 명씩 짝을 이루어 한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     


   유대인들에게 공부는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소통 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자기 의견을 발전시키고 책의 의미를 더 깊이 파악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도서관은 매우 시끄럽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토론 하는 것이 공부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각자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가 숨죽이고 책에 코를 박고 있는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다른 풍경이다. 

<예시바 도서관 모습>


    

|일반 도서관과 다른 '예시바'의 구조


   예시바에 놓여 있는 책상과 의자 구조는 일반 도서관과 다르다. 예시바의 좌석들은 둘 이상이 마주보고 앉도록 놓여져 있다. 어느 누구도 혼자 공부할 수 없는 구조다. 이렇게 마주보고 있는 좌석들은 전체적으로 한 곳을 향해 둥그렇게 모아져 있다.    

 

   이처럼 예시바는 혼자 하는 공부보다는 토론과 논쟁을 중시하는 유대인의 공부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유대인적인 도서관이다. 이곳에서 유대인들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한다. 사소한 주제에서부터 심각한 쟁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화와 토론은 끊임없다.   

 

   토론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은 ‘남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토론을 잘 하는 유대인들에게는 ‘남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 ‘남과의 다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대인의 격언 중에 ‘100명이 있으면 100개의 서로 다른 생각이 존재 한다’는 말이 있다.


   질문과 토론을 통한 공부, 비판적 사고를 통해 도달하는 창의성의 발견, 이것이야말로 유대인 교육의 본질이자 이들의 저력이라 할 수 있다. 



|'예시바'에서는 무엇을 공부할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떠들지 말고 공부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유대인의 예시바에서는 ‘떠들어야 공부’라고 주장한다. 유대인 학교는 어디나 교실이 시끄럽다. 발표와 토론으로 귀가 먹먹할 정도다. 책도 큰 소리로 합창하면서 시끄럽게 읽는다.     


   유대인들이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하는데 예시바는 그야말로 서울역 만큼이나 시끄럽다. 모두 둘씩 짝지어 큰소리로 논쟁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예시바는 심지어 하루 24시간 내내 개방하는 곳도 있다. 시간 되는 대로 와서 공부하다가 돌아간다.     


   예시바에서는 두 가지로 공부한다. 하나는 친구와 격렬하게 논쟁하면서 하는 ‘하브루타’이다. 또 하나는 랍비가 학생들과 질문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쉬우르’라고 한다. 강의나 설명보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토론을 벌일 때 그 지식이 잘 이해되고 오래 기억된다. 상대의 표정과 심리를 읽어가며 내용을 전달하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도 각자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듣기만 하는 공부 방법을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 물론 선각자들은 이미 '플립 러닝', '하브루타' 등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공부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경험, 지혜가 다른 사람의 생각과 합쳐지고 두뇌가 역동적으로 춤을 추게 하려면 예시바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공부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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