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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범 Jul 04. 2022

SAT와 ACT를 보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단 세군대의 학교에만 지원을 할 수 있지 않고, 수많은 대학에 동시에 지원을 하는 게 가능했다. 

나 또한 내 점수와 그동안의 활동내역을 가지고 갈 수 있는 대학을 찾아보았다. 

사실 미국 유학을 시작하며 누구나 바라는 대학은 하버드나 프린스턴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위 두 개 학교를 비롯한 몇몇 유명 사립대학들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지속적인 학생회 활동과 전교 4등의 성적, 야구부와 밴드부 활동으로 교외활동을 수년간 해왔고

교회 주일학교 교사와 장애우 도우미, 호스피스 활동 등으로 다년간 꾸준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었다. 

성공적인 고등학교 유학생활을 보내는 것 같아 보였지만 사실 나에겐 SAT 점수라는 큰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학생들이 많이 있는 미국의 대도시나 기타 사립학교들에서는 SAT 대비반, IVY League대비반 등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전혀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학교 카운슬러와 선생님들도 그 지역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하길 권유하고 계셨다. 물론 그 동네의 대학들이 나쁜 학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외로이 미국 유학을 시작한 것이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작은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더 이상 사슴과 곰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몇 년간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중요하고 즐거웠지만 분명 이 미국이라는 나라에는 이보다 더 큰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 큰 세상에서 대학생활을 경험하고 싶었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 이곳저곳 미국 내 여행을 하며 대도시들을 방문하고 나니 나도 미국의 도시에서의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어쨌든 아무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나 홀로 SAT준비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처럼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뉴욕 등 한국인이 모여 사는 대도시에는 SAT 준비 학원이 있다고 한다) 이끌어줄 선배도, 친구도 없었다. 한국에서 정보를 보내주시는 어머니의 이메일과 방학 때 사들고 온 SAT준비 문제집 두권이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준비물이었다. 어찌 보면 그 덕분에 단 두권의 문제집을 반복해서 공부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더 큰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던 그 당시에는 과연 내가 제대로 준비를 하고는 있는 건지 너무 답답하고 걱정이 앞섰다.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 SAT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달리 일년에 수차례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우선 시험에 익숙해지자는 생각으로 첫 SAT를 보게 되었다. 틀리면 감점이 되는 시험이기에 답을 모를 경우 찍지 않고 아예 풀지 않는 것이 더욱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찍어서라도 다 풀어야하는 한국의 시험에 아직은 익숙했던터라 답안지에 빈칸을 그대로 두는 것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졌다. 

답안지에 빈칸을 넘긴 채 다음 문제로 넘어가려니, 풀지 못한 문제가 계속 의식이 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데 많은 방해가 되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한 체 시험을 종료하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에 집에 돌아와 ACT를 지원하기로 했다. 

ACT도 SAT와 마찬가지로 영어권 국가에서 인정되는 대학입학시험이다. 

하지만 SAT가 연산, 연상, 추론 등을 요구하는 사고형/논술형 문제라면 ACT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에 얼마나 충실하였는가를 파악하는 학업성취도평가에 좀 더 가깝다. 한국 수능에 좀 더 가까운 시험방식이고 SAT처럼 오답에 감점처리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부담이 덜했다. 


ACT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동안 지난번에 본 SAT의 점수가 발표가 되었다. 

몰랐던 문제들을 찍어서 푼 문제가 몇 문제 있었는데, 감점되었을 꺼라 예상했던 문제들이 감점이 되지 않았나보다. 다행히 한국에서 습득해 온 찍는 기술에 덕을 본 기분이었다. 시험보기 전 기대했던 점수는 아니지만, 시험 직후 생각했던 것 보단 더 좋은 점수가 나왔다. ACT를 준비하는데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고 편한 마음으로 ACT를 준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응시한 ACT에서는 예상한만큼의 성적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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