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무릎의 건강은 다른 어떤 부위보다 중요할 수 있다. 서서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걷지 못한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필자는 30대 초반에 오른 무릎을 크게 다쳐 수술을 했다. 자세히 얘기하면, 전방 십자인대가 완파되어 타가 수술(죽은 사람의 인대를 써서 연결하는 수술)을 실시했고, 외측 반월상 연골판이 찢겨서 80%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다. 전방 십자인대는 앞쪽 무릎을 지지해 주는 인대이고, 반월상 연골판은 수직으로 받는 충격을 흡수해 주는 충격흡수장치이다. 이때부터 좋아하는 운동(농구, 축구, 배구, 스키 등)들을 인생에서 지워야 했다. 그로 인한 우울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체지방의 압박은 무릎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필자처럼 특정 사고에 의해 무릎을 다치는 경우와 달리, 적정체중을 넘어선 상태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서서히 무릎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필요 이상의 체지방은 짐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남들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면, 걸어야 하는 인간에게, 특히 무릎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때문에 무릎 통증이 생겼는데 적정체중을 넘어선 체중을 가지고 있다면 체지방을 줄이는 게 가장 선행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출처 :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무너진 체형은 무릎 통증의 원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체형교정이 필요 없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체형이 무너지는 과정은 물론 연령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물론 노화할수록 체형은 무너져간다. 목이 일자목이나 거북목이 되면,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승모근이 발달하면서 목이 짧아진다. 당연히 윗등이 굽고, 윗등이 굽어서 아랫 등(허리)도 굽게 된다. 이때, 무릎을 보호하고 지지해주는 대퇴근이나 허리를 받쳐주는 둔근이 손실된 경우라면 걸음걸이마저 변형된다. 노인들의 걸음걸이가 펭귄 걸음걸이와 흡사해지는 이유가 체형이 무너졌기 때문인 것이다. 걸음걸이가 무너진 노인들의 걸음걸이를 따라서 해 보라. 얼마나 무릎에 힘이 들어가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약한 관절을 찾아다니며 둥지를 만드는 염증에겐 상당히 좋은 먹잇감이 되는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하체 근육의 손실은 무릎의 안정성을 위협한다
무릎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지해주는 근육이 대퇴근이다. 그래서 다른 근육보다 더욱 관리가 잘 되어야 하는 근육이기도 하다. 무릎을 지지해 주는 십자인대나 측부인대만으로는 무릎을 강하게 지지해 줄 수 없다. 더군다나 무리하게 무릎을 써야 할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대퇴근육 다음으로 둔근 역시 무릎의 건강을 위해서 중요한 근육이다. 걸을 때 엉덩이를 움직이는 사람은 무릎에 자극이 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즉 둔근을 강화해서 그 근육이 활성화되어야 무릎관절에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근손실이 시작되는 나이인 30대부터는 하체 근육 관리를 최소 주 1회는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체 근육의 손실은 무릎의 지지를 무너뜨리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병원은 무릎의 건강을 만들어 줄 수 없다
스포츠나 레저 상황에서와 같이, 무리한 움직임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다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위의 경우들이 그 원인이 되어 무릎 통증을 만든다. 때문에 무릎의 건강을 만들려면, 체지방을 줄이고 체형을 교정해야 하며, 하체 근육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무릎 통증에 대처하는 자세는 어떠한가? 대부분 정형외과를 찾고, 수술과 주사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릎 통증을 무릎 자체만의 문제로 보면 무릎은 계속 아프게 된다. 특히 한쪽 무릎이 아프면 다른 쪽 무릎으로 더 많은 힘이 실리기 때문에 안 아픈 무릎도 곧 고장 난다. 체중 1킬로만 늘어도 무릎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은데, 수술이나 치료 후 한쪽으로 지지해서 걷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다른 쪽의 충격이 오죽하겠는가. 때문에 양쪽 무릎을 모두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매우 근본적이고 상식적인 방법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을 신뢰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방법을 모른다.
허리와 마찬가지로 무릎 역시, 정형외과의 치료방식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수술 후에 무조건 이전과 같이 정상적인 무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일단 수술받은 다리의 근육이 손실될 것이고, 두 다리의 균형이 무너져 반대쪽 무릎이 또다시 고통받는다. 그뿐인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무릎 통증의 원인은 무릎이 아니다. 체지방이나 체형 왜곡, 근손실이 그대로 존재하는 한 또다시 수술한 무릎도 통증이 시작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구더기를 잡을 것이 아니라 썩은 곳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야 다시금 건강한 무릎을 가질 수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수년간 고생하던 50대 후반의 여성 회원님이, 너무 아픈 나머지 인공관절수술을 고민하다 소개를 받고 찾아오셨다. 년 2회 정도는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을 참아가면서 버텨왔고, 이분의 소원이 있다면 반려견과 함께 무릎 걱정 없이 산책하는 것이었다. 연령대 특유의 고집이 있으셨기 때문에 처음엔 설득의 과정이 꽤나 힘들었지만 체지방(20kg 감량), 체형교정(거북목 교정), 하체를 위주로 한 전신 근육 강화를 통해 지금은 그 누구보다 건강하게 운동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은 물론, 이제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무릎을 가지게 되었고, 무엇보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매우 젊어지고 건강해졌다.
물론, 체지방의 압박이 있고, 체형이 무너졌으며, 근손실이 꽤 오래전부터 시작된 사람이라면, 당연히 최대한 편한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움직이기도 싫은데, 위의 과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늙어가는 과정은 모두 똑같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 언제부턴가 움직임이 없어졌고, 편한 것을 찾게 되었다. 그로 인해 노화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이 당신에게 가장 늙은 날이며, 앞으로 남은 삶에선,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하다. 지금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일은 더욱 힘들어하는 마음과 몸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