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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Apr 01. 2024

꽃다운 4월

세월이 분다


4월 안에는 기쁨과 슬픔이 들어있다. 사방 꽃이 피고 생명이 움트는 희망찬 감동과 짧은 인생을 살다 간 꽃다운 영혼의 안타까움이 4월을 채운다.




4월엔 벚꽃과 목련꽃이 활짝 피고, 개나리진달래가 세상을 물들인다. 복숭아꽃, 살구꽃, 민들레, 제비꽃 등 많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국민 동요, '고향의 봄'은 분명 4월의 어느 날을 그렸을 것이다. 꽃은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4월이 되면 연일 기온이 올라 완연한 봄의 향기가 넘치고, 봄노래가 울려 퍼진다. 몸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반 팔 셔츠를 입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가 크고, 월초와 월말의 차이가 연중 가장 커서 추운 날도 있다. 4월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날리고, 중국발 황사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날도 있다.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만우절(April Fool’s Day)의 유래는 다양하다. 1564년 프랑스 국왕 샤를 9세는 해 첫날을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변경한다고 선언했는데, 이 사실을 믿지 않았던 사람들로 인해 생겨난 날이라는 유래가 가장 대표적이다. 잠시 웃을 일을 만드는 만우절은 삶의 활력 요소였지만,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시대에 만우절의 효용은 사라졌다.     


4월 3일은 4·3 희생자추념일이다. 1947년 제주도의 3.1절 기념 행사장에서 기마경찰의 말에 숨진 어린이 사건이 발단이 되어 1948년 4월 3일 봉기한 후,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을 통칭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오랜 기간 아픔을 겪었다.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해방 이후 산림 자원의 황폐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정부는 1947년 식목일을 제정하고 1948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다 2006년부터는 공휴일에서 외됐다. 아이러니하게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지자 4월에 발생하는 산불이 크게 감소했다. 나무를 심으로 산에 가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4월 11일은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이다. 일제 치하인 1919년 3월 1일, 대한민국의 독립을 세계만방에 선언한 후 4월 11일에 민주공화제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정부가 중국 상하이에 수립됐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 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한다.     


4월 16일은 세월호 침몰 날이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 대한민국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되어 침몰한 사고다. 이 사고로 시신 미수습자 5명을 포함한 304명이 사망했다. 꽃다운 영혼은 아직 차가운 바다 깊은 곳에서 울고 있다. 공교롭게도 1912년 첫 출항하여 1,514명이 사망한 타이타닉호 침몰은 4월 15일에  있었다.   


또한, 4월 16일은 국민안전의 날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 직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사고 일인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제정했다. 대한민국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겨서는 안 된다.     


4월 19일은 419 혁명 기념일이다. 1960년 4월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항거해 시민들이 들고일어나서 대한민국의 제1공화국을 끝낸 민주주의 시민 혁명이다. 세계사에는 프랑스혁명이 있고, 대한민국에는 419 혁명이 있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는 오늘 비장애이지만, 내일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이다.     


4월엔 공휴일은 없지만, 4년에 한 번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일은 공휴일이다. 이른 아침 투표하고 저녁 개표 방송을 기다리는 마음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쉬지 못한다.     



유는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꽃이 만발한 4월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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