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작가로 살아남기
책이 나온다는 거
두렵지 않으세요?
어느 음악가가 물었다.
두렵지 않으냐고.
세상에 태어난 소리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대요.
우주 속을 떠돌다
어딘가에 닿게 된대요.
저는 무서워요,
제 소리가
영원히 세상에 남겨질 거라는 게.
그렇게 말하니
문득 무서웠다.
모든 글이 세상에 남아
우주 속을 떠돈다 생각하면.
무서워요.
저도 무서워요.
그런데 잊히는 것은
그보다 더 무서워요.
기억되고 싶어요.
살아있다고
온 세상에 외치고 싶어요.
제멋대로라도,
이상하게라도,
나는 나로 살고 있다고.
살아가는 일은
잊어가는 일이고
죽어가는 일은
기억되는 일이죠.
살아가는 동안,
저는 제가 쓴 글을 잊고
죽어가는 동안,
저는 제 글을 기억할 거예요.
그러니까,
무섭지만,
두려워하지 말아요.
살아서 다 잊어버리고
죽은 뒤 남겨질 것들은
지들 알아서 하라고 해요.
우주를 떠돌든
지구를 떠돌든
알아서 평생 떠돌게 냅둬요.
새 살림을 차리든
자식을 만들든
지들 알아서 하게 둬요.
무서워서
두려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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