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감정
관성에 잠식되는, 가만한 나날들이 있다. 젖어든지도 모르고 시간에, 세속에 휩쓸리는 이의 책임일까.
혹은 늘 정답을 제공하지 않는 매정한 세상사의 탓일까.
관성이 타성이 되어 나를 감쌀 때, 이 위태로운 평화마저도 좋아서 때로는 그저 주저 앉고 싶어 진다. 날 걱정하는 이들에게 상처 주는 것은 그리도 쉬우면서
관성을 벗어나고, 타성을 거부하는 일은 이리 어려울까.
늘 생각한다. 가만한 나에 대해, 절박함이 모든 감각들을 일깨울 언젠가의 나에 대해.
- 야간 알바,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