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이 가슴 아픈 이유는
어린이들의 때 묻지 않은 마음이
그들이 꿈꿔 온 내일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과 동시에
때 묻은 내 마음속 아직 남아있는
어린 내가 품은
때 묻지 않은 그 꿈 또한
끝끝내 부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으로 인한
좌절과 통탄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들의 투명하고 환한 마음이
안쓰러운 이유는
언젠간 그 마음이 탁하고 어둡게 변해버릴 것을
알고 있음과 동시에
내 안에 남아있는
어쩌면 평생 어른이 되지 않고
여전히 어린아이인 채로
빛바래져 가는 내가
가여워서 일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키가 자라고
머리는 희어지고 주름이 늘어도
어쩌면 단 한 뼘도 자라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엉거주춤 서서
그렇게 낡아질지도 모른다는
가슴 아픈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