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 해 우리는] 12화를 보다가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사실 별 장면 아닐 수도 있는데
짝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지웅의 표정이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김성철 배우가 보여주는 표정이
왠지 모르게 조금 깊숙하게
들어온 느낌이다
드라마가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를 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이 드라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바라보는
경주마 같은 자세보다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돌아보는
그런 방향에 집중한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관심은
그 사람이 왜 몰라줄까 하지만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내는 관심은
전혀 모르고 지나가는 이야기들
결국 사랑이 이뤄진다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해야하는 것이지만
그 상대도 나를 사랑해야 가능한 것이다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 속에서
지웅이는 자신의 공허함을 채워줄
그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지웅이의 이야기도
다수의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에필로그
사실 이 드라마를 재밌게 본 것에는
웅이의 상황에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생각들이
과거의 내가 했었던 생각들이고
웅이의 연인이었던 연수라는 인물과 같이
과거에 타인에게는 얼음같지만
나에게는 따뜻한 그녀를 만났었기에
더더욱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남들은 그녀가 차갑다고 했지만
사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따뜻했다
그녀가 차가웠던 이유는
감추고 싶었던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치어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극 중 NJ가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다
겉으로는 차가워보이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약한 인물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들 언론과 여론이 있기에
그녀는 더더욱 강해보이려 하는 것이다
그런 그녀가 웅이에게
지웅이에게는 조금 편하게 대하는 것은
그들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신뢰가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그 신뢰가 있어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웅이와 연수는 그 신뢰가 무너진 상태였고
그것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지웅의 후배인 채란이 역시
지웅이를 신뢰하고 그런 지웅이가 가지고 있는 공허함을
자신이 채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겉으로는 차가워보이지만
지웅이 또한 나름의 따뜻함을 가지고 있기에
결국 [그 해 우리는]은
자신의 결핍을 채워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웅이의 가장 큰 결핍은 부모였을 것인데
현재의 부모님이 그것을 채워주고 있다
극 중 연수, 지웅, 엔제이는
비슷한 결핍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지만
공허함이 느껴지는 인물들이다
그들이 최웅과 함께하는 이유는
웅이가 그 공허함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위로를 하려고 하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있는 일처럼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고
불행한 것이 아니고
누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인 취급을 해준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만큼 위로가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최웅 앞에서는
굳이 '척'을 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줄 것 같기에
그렇기에 드라마의 마무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인지 궁금하다
김지웅의 공허함을 어떻게 채워질 것인가
채란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연수는 지웅이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각 인물들이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그 순간은 어떤 개기로 찾아올 것인가
그는 변한 것이 없었다
변한 것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