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May 06. 2022

마블은 무엇을 의도하는가?

마블의 영화와 드라마를 바라보는 자본주의적 시선

이 글은 다른 콘텐츠를 준비하기 위해서 간단하게 쓰기 시작했다가 장문의 글이 된 콘텐츠입니다. 따라서 글 중간에 특성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과정이 생략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추후 보완하며, 영상 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니, 이 점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블의 세계관을 영화와 드라마로 확장하는 것?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좋은 시도로 보인다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일이며, 마음 편하게,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프랜차이즈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알고 가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다. 

영화를 예술로 보던 기존 영화계의 입장에서는 영화의 프랜차이즈화가 못 미더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실패하지 않을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안정감과 신뢰감이 있기에 마블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 시선에서 보면 지금의 마블 영화는 절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고급 양식 코스 요리 식당을 가기 위해서, 각 나이프의 사용 용도를 공부하고 가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마블의 입장에서는 고민을 해야 할 지점이라고 본다. 자신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영화와 드라마의 연결을 유기적으로 만들어서 마블 팬들을 더 많이 수용하고, 그들에게 더 많은 지출을 발생시키는 효과가 생기는 법.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는 엄현히 다른 콘텐츠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 중에는 드라마를 안 보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한 번에 집중에서 즐기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조금 더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마블이 그런 관객층을 포기하고,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보는 열성 팬들을 위한 행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블이 이것을 통해서 외연 확장을 하려는 것이라면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어벤저스] 때부터 이전 마블 영화를 봐야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그 영화를 100% 즐기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했다. 왜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에서 내가 조금 더 즐기기 위한 선택이었기에.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장 영화의 이해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과거 마블 영화의 장점으로 꼽은 것 중 하나가 이미 캐릭터 설명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캐릭터 빌드업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어서 전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 생략의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다. 



사업적으로 본다면, 마블의 이런 행보는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최근에 공개된 마블 영화에 실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분명 마블에게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블 시리즈를 모두 챙겨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간극이 생긴다면, 새로운 유입보다는 결속력만 더욱 강해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틴 스코세이지의 ‘마블은 시네마가 아니다’라는 발언 이후에 마블이 이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기존의 마블은 비교적 신인급 감독을 기용하여, 마블이라는 제작 시스템 중심으로 영화가 제작이 되어서, 대체로 마블 영화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톤과 매너를 보여준 것과 달리, 최근에는 클로이 자오, 샘 레이미 등 영화계에 인정받는 감독을 섭외하여, 각 영화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느낌이다. 그렇기에 마블 영화가 기존에 비해 작품성에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블을 찾는 관객들은 작품성보다는 재미를 위해서 극장을 찾는 것이다. VOD가 아니라 굳이 극장을 찾는 것은 마블이 극장에서 보기에 좋은 영화라는 특징도 한몫을 하는 것이다. 


최근 ‘샘 레이미’의 인터뷰 중에서는 마블이 감독의 창작권을 100% 보장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창작권이 100% 보장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재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똑똑하고 청렴한 엘리트가 나라의 모든 것을 통치하면다면 나라는 발전될 것이라는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이상일뿐이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여러 방향에서 견제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민주주의, 3권 분립 등을 시행하는 것이다. 

만약 감독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해서 걸작을 만들어낸다면 창작권의 보장은 아주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이는 정말 일부의 감독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제작사의 적당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크게 문제가 없도록 만드는 이유도 있겠지만, 감독이 느끼는 재미와 다수가 느끼는 재미의 간극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자사의 제품이기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제작사의 과도한 개입은 작품을 해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감독의 창작권을 보장하되, 제작사에서 감독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감독이 영화를 찍는 것은 자신의 돈이 아닌 제작사와 투자사의 돈이기 때문에 감독도 그것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마블이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기업의 입장이라면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이 마블과 디즈니가 추구하는 목적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영화와 드라마의 연계성은 좋은 수익사업일까? 이것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블의 팬 입장에서는 영화를 뛰어넘어 드라마로 추가 콘텐츠가 제작되는 것에 대해서 환영할 것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마블의 영화가 진입장벽이 높은 콘텐츠이자, 아는 사람만 재미있는 콘텐츠로 치부가 될 것이다. 


그 사이에 마블이 아무리 줄타기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문제다. 과거처럼 영화와 드라마의 연계성이 옅고, 영화의 비하인드 정도만 드라마로 풀어낸다면, 사람들은 드라마를 볼 이유가 적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드라마의 이야기가 영화의 이야기로도 반영이 된다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드라마를 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드라마를 볼 시간이 있는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대체로 영화를 보러 가는 많은 분들은 시간을 할애하여서 누군가와의 약속 혹은 즐길거리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즉, 그들에게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심리적, 물리적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준비과정에 최소 6부작 이상의 드라마가 포함된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감수하고 영화를 볼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렇다면 마블은 선택을 해야 한다. 마블 팬들 만족시키는 영화와 드라마의 짙은 연계성을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콘텐츠들을 만들 것이냐.

이것을 알 수 있는 적당한 예시가 바로 아이돌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돌 시장에서 남자와 여자 아이돌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체로 여자 아이돌은 대중적인 노선을 보이는 반면, 남자 아이돌은 비교적 적은 인지도이지만 여자 아이돌에 비해 열성팬이 많은 편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적인 시선에서 누가 돈을 더 많이 벌까? 예상과는 달리 열성팬이 많은 남자 아이돌이 수익 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 관련 굿즈나 콘서트, 구독 콘텐츠 등 회사가 내놓는 아이돌 관련 상품의 판매에서 훨씬 구매율이 좋다는 것이다. 이것을 마블에게 대입을 해보자면, 마블은 열성 팬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실제로 여러 기업들이 수익을 내는 방법과 비슷하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하나의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처음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하며 인지도를 넓히는 것에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구독 및 유료 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 지불을 요구하는 순간이 생긴다. 지출이 발생하면서 이탈하는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그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꾸준히 지불을 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다. 현재의 배달 시장이나 일부 쇼핑몰 및 어플들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 결국, 마블도 그러한 사업 모델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마블 영화는 더더욱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마블 영화들을 잘 따라가고 있는 분이라면 이해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봐온 것이 있어서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마치 드라마를 시작하면 중간부터 이상하더라도 결말을 보기 위해서 하차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마블의 이야기가 꾸준히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이전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는 것이고, 그런 관심으로 인해서 어쩌다 콘텐츠를 시청하게 된다면, 마블의 전략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관객 수를 보면 지금까지는 성공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행보가 마블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또한 관객들은 이것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어느 순간부터 마블은 마블 팬만 보게 되는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초반에는 재미있게 챙겨 봤다가 이제는 아직도 결말이 안 나왔냐고 되묻게 되는 일본의 어느 만화들처럼 말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 :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대한 후기 및 감상은 유튜브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3PL_5NWAAE

매거진의 이전글 [승리호] 호평부터 하고 가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