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 철학에 대하여
* 이 글에 말하는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를 말합니다.
제 블로그는 UCC 붐이 일던 고등학교 시절, "이런 블로그가 너희들의 포트폴리오가 될 거야"라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특성화고에서 영상 제작을 배우며 시나리오, 연출, 편집, 촬영 등 영상 제작 전반을 경험했습니다. 단순히 고등학생의 습작을 넘어 교육청 영상에 현업 스태프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고, 영화제에 참여해 하루 4~5타임씩 하루 종일 영화만 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전역 후에는 영화를 마음껏 보겠다는 생각으로 극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1년에 120편이 넘는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영화 자체보다 암전된 공간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직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극장이라는 공간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릅니다. 블로그는 그렇게 쌓인 저의 영화적 서사입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고 나의 변화
한때는 상업 영화를 싫어하며 '영화는 예술'이라는 생각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하찮은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제가 학교 과제로 관람했던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는 제게 새로운 눈을 뜨게 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거창한 철학이나 메시지는 없었지만, 그저 웃고 즐기는 재미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당시 1930년대 경제 대공황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 판타지가 가득한 뮤지컬 영화가 흥행했던 시대적 배경을 알게 된 것도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라라랜드', '괴물' 같은 영화를 보면서는 상업성과 작품성, 메시지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영화를 바라보는 저의 시선을 관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더한 바닥'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는, 어떤 영화든 그 자체로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따따시의 글쓰기
저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분석하며 보지는 않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영화를 본 뒤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 과정 끝에 나오는 글이 바로 여러분이 보게 될 저의 영화 리뷰입니다. 저는 감독의 의도, 대중의 공감, 그리고 영화의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영화를 평가합니다.
감독의 의도가 잘 표현되었는가? 감독은 영화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했는지, 그 의도가 장르적 재미를 살리기 위함인지 혹은 대중적 흥행을 위함인지 등을 살핍니다. 그 의도가 성공적이었다면 저는 그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메시지가 없어도 됩니다. 다만, 그걸 뺐다면 뺀 이유가 있고, 그만큼 다른 곳에서 이득을 봐야 합니다. 즉, 감독의 선택과 의도가 중요한 겁니다.
일반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그저 일기에 불과합니다. 영화가 제 기능을 하려면 누군가의 관심을 끌어야 하고, 다수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 의도라면 그것 또한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바닥 밑에 지하실은 없었는가? 세상에는 정말 '그지 같은' 영화도 많습니다. 저는 일반 대중이 재미없다고 하는 영화도 '그럭저럭 볼만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닥인 줄 알았던 영화 밑에 더한 바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화를 볼 때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영화가 추구한 재미의 의도가 잘 전달되었다면 저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 "재미있게 본 사람이 승자"입니다.
이곳은 제가 영화와 일상에서 발견한 소중한 순간들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저의 글이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만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함께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