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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Feb 28. 2024

따뜻한 봄을 알렸던 어느 날의 휴식

그날 순간의 기억 그리고 기록들

연휴 끝.

장거리 여행으로 누적된 피로는 일상에서 쌓인 피로에 같이 누적이 되었다. 정신적인 피로에 신체적 피로가 더해진다.


연휴 전부터 찢어진 입술은 여전히 아물지 않아 입을 열고 닫을 때마다 고통을 준다. 인생에서 늘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행을 닮았다. 아프지만 견디어 내어야 하고 약은 있지만 시간만큼 좋은 약이 없기에 기다려야 한다. 추운 겨울을 견디어내고 따스한 봄 날을 맞이하는 것처럼.


오늘이 내 생애 최고의 휴식을 할 수 있는 날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잔잔한 음악을 빠져들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책장을 넘긴다.


걸어서 카페에 왔다.

오는 동안 겨우내 만나지 못했던 쏟아지는 햇살을 반가이 맞으며 따뜻함을 만끽하며 20분 넘게 걸어서 카페에 왔다. 가족들과 함께.


그러나 실패다.

봄을 재촉하는 햇살은 너무 따가웠고 카페안도 너무 더워서 편안한 휴식은 어려웠다. 사람들도 많고 편안하게 쉴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편안하게 쉬겠다는 상상과 기대는 날아가 버렸다.


환경이 별로이긴 했지만 "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라는 책을 꺼내어 책장을 넘겨 보았다. 반 정도 읽다 내버려 둔 책이다.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속독을 했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생각들은 중요한 이야기로 다가왔고 죽음에 대해 생각에 잠시 빠져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 인간은 누구나 평범했다.

어떤 멋진 말도 없었다.


나는 죽음 앞에서 어떤 말을 할까?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가? 죽으면 그만인데 그런 게 뭐 중요한가? 유명한 사람들도 죽음 앞에서 그렇게 멋진 말은 하지 못했는데 내가 굳이 그런 필요가 있나? 오만 생각들이 드나들었다.

그런 걸 고민할게 아니고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에 시간을 쓰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책을 덮었다.


제법 시간이 나고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늘 그렇듯이 간은 흘러가고 지금에 이르고 내일도 모레도 그렇다. 다만 내가 서있는  장소만 다를 것이다.


오늘의 휴식이 끝났다.


24.02.10 그날, 순간의 기억들
그림  : MS copilot이 그려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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