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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안녕, 겨울아 안녕

겨울비

by 노연석

칠흑 같은 어두운 밤

새벽하늘을 가르는 빛과 고막을 찧을 듯한 굉음이 울려 퍼지며 대지위로 물방울들이 흩어져 버린다.


가을아

이제 네가 떠나야 할 시간이 정말로 다가온 것 같구나. 짧은 시간 동안 온 세상을 물들여 사람들을 현혹하고 유혹하던 시간은 이제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구나. 그래도 내가 있어 세상이 아름다웠다. 살만 했었다.


겨울아

이렇게 요란스럽게 오지 않아도 마중 나가려 했는데 바짓가랑이를 다 적시며 마치 여름비처럼 찾아올 것까지는 없지 않았니?

도로 위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빛과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빗방울이 어우러져며 이제 겨울 네가 쳐들어 온 것을 실감하게 한다. 어쩌면 아직 부족한 겨울 준비를 더 하라는 경고를 하는 듯하구나. 그래서 올 겨울은 더 추울 것 같구나.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너를 떠나지 않는다. 너를 버리지 않는다. 너를 붙잡고 너를 외면하지 않고 봄을 기다려 보련다.


가을아 안녕, 겨울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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