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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발적아싸 Jan 02. 2023

나는 왜 어울리지 못할까?

사람들이 다 별로야.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는 싶은데 마음에 드는 사람은 글쎄... 잘 없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굳이 막 다가가진 않는다. 몇 번 해봤는데 내가 다가간다고 친해지는 건 아니더라. 뭐 정서가 맞고 상대도 내가 마음에 들면 친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좀 소수랑 어울리는 타입인 거 같다. 어디 가서 왕따는 아닌데 맨날 붙어 다니는 친구랑만 계속 노는 타입. 어디서든 한 두 명 정도의 사람들과 정말 친하게 지내고 나머지랑은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정도로 살았던 것 같은데 


회사에서는 그게 잘 안된다. 어느새 보면 고립되어 있다. 회사에 마음에 드는 친구를 찾았다. 잘 맞는다. 드디어 친해졌다. 싶으면 상대방이 퇴사한다. 퇴사한 사람과는 퇴사 후에도 인연이 이어지지만 그 친구가 나가고 나면 나는 또 혼자다. 


외롭다. 회사에서 사람들이 무리 짓고 얘기하고 웃는 걸 보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나도 좀 넣어달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혹 나를 동정하면서 챙겨주는 친구들도 있는데 마음은 고맙지만 동정도 받고 싶지 않다. 아 쓰바 나는 왜 이렇게 모났냐. 그래서 많이 힘들다. 불안하고 우울하다. 혼자 회사 다니는 거 생각보다 많이 괴롭다. 


그렇게 지내던 와중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내 맘을 사로잡는 썸네일을 발견했다. (본질적으로)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법. 명상과 운동보다 이것! 나는 냉큼 클릭했다. 유튜버 드로우앤드류의 그린룸 채널이었고, 게스트로 심리상담사 김아람 소장님이 나오셨다. 


내용은 이러했다. 인간이 불안과 우울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인간의 성격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 중 2가지 이상(1번과 2번이)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3가지 요소는 아래와 같다.

1. 자율성 (나와 나)

2. 연대감 (사람들과 나)

3. 자기 초월 (세계 속의 나) 


이 3가지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1. 자율성- 나와 나와의 관계,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2. 연대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나, 내가 타인과 얼마나 조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느냐 

3. 자기 초월- 인간관계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세계, 우주, 자연, 신의 관점에서의 나 ex) 하나님과 나의 관계


이 중에서 나는 연대감이 낮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소속이 없는 사람 같았고, 팀 동료들과 있지만 이어져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혼자 있는 것 같았고, 오히려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더 외로웠었다.


나는 왜 우리라고 느끼지 못할까? 이 영상에서는 연대감이 낮은 이유를 타인의 단점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A. 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절대 안 돼! 생각하고

B. 는 아무 생각이 없다.

지하철을 탔는데 누가 큰소리를 낸다. 이때 A와B중 누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까? 

당연히 피해를 주면 안 되라고 생각하는 A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신념이 강하고 뚜렷할수록 그것에서 벗어나는것들을 겪는게 힘들테니까.

나 역시 도덕성이 아주 높은 사람이어서, 나도 타인도 전부 마음에 안드는것 투성이였다. 


특희 회사에서 만난 사람은 거의 다 별로였다. 대부분 실수가 있어도 책임지기보다 타인에게 떠넘기기 일수였고, 뒤에서 남을 험담하거나, 일을 떠넘기는등 약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였다. 나는 이런사람들의 단점을 전혀 수용하지 못했고, 내 단점도 타인이 볼것같아서 항상 조심스럽고 어려웠다.  


도덕성이 높다면, 높은 기준 때문에 타인의 단점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럼 타인과 어울리는 힘도 약해진다고 한다. 이럴때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들 들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참 좋다. 하지만 피해를 줄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이런식으로 생각하면 훨씬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너무 뚜렷한 신념으로 나를 포함해 모두를 배척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해서 갑자기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막연하게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 생각하던 그 차원에서 벗어나, 내가 타인을 거부하고 있었구나 알게 되어 왕따인게 좀 덜 억울하다. 


아직 모르겠다. 내가 칼같던 나의 신념을 완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말 더 편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경험해 보고 선택하려 한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제가 본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LsvJkdJps8&t=19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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