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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발적아싸 Jan 02. 2023

내가 부적절하게 느껴지는 회식

그만둬야 할 때 

오늘은 부서 회식이었다. 오랜만에 팀별 회식이 아닌 부서 전체 회식. 회식의 좋고 나쁨은 누구와 먹느냐?로 결정된다 즉 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회식에서는 자리를 제비 뽑기로 정한다고 했다. 나는 일부러 늦게 갔다. 내가 먼저 앉아있는데 나를 보고 굳어지는 상대의 표정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그럴 때면 내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꽉 채우고, 수치심과 거절감이 온몸을 지배한다. 몹시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회식 시간보다 늦은 시간에 갔다.


오늘 제비 뽑기를 공정하게 하긴 했나 보다. 내가 앉은 테이블은 총 5명 1팀 2명, 2팀 2명, 3팀 1명 이렇게 앉았다.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앉은자리 그나마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다. 다만 3명은 나를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 말에 대답은 하지만 나에게 무엇을 묻거나, 내 얘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자리에 앉아 있지만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밀려나고 있다. 여기에 내 자리는 없다. 회사에서도 그랬다. 내 자리는 없었다. 알게 모르게 나는 사람들로부터 밀쳐지고 있었고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 너무 힘들었다. 지쳤다. 그리고 불안했다. 언제 버려질지 모르는 불안일까? 혹은 모두가 나를 비난할까 봐 드는 불안일까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보려 한다. 

내가 도움이 되고 나를 수용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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