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된’코스프레가 한국의 ‘잘 된’교육일까
요즘 의정부고의 관짝소년단 코스프레에 대한
샘 오취리의 반응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도 그의 편은 아니다. (그러니 진정하시길)
그의 반응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는 부분은 그 사람의 신념이나 경험에 따라 다른 것이니까.
내가 그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샘 오취리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이 사건에 불쾌함을 느끼는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그것에 대해 비난할 수도 없다. 그건 오롯이 그 사람만의 감정이니까.
다만 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표현한 그의 반응에 아쉬움을 느낀다.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또 한국인과 많은 경험을 하며 지낸 그가.
한국을 때때로 ‘우리나라’라고 표현하던 사람이.
또 한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예능 등의 방송을 해 온 사람이
내가 굳이 이것을 언급하는 것은 그가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분야에서 일하며 조롱과 패러디를 구분할 수 있는 경험, 센스를 지녔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매년 화제가 되는 한 고등학교의 졸업식 코스프레에 대하여
단순히 아쉬움을 표하는 것이 아닌 한국 전체를
많은 타국가의 사람들에게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려고 한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자신의 SNS에 한국어, 영어로 글을 남길 때
영어에는 한국어로 쓰여있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해시태그까지 작성했다는 것은
단순히 그의 불쾌감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의 교육에 대해 비난을 유도하는 것 같은 억측까지 하게 만든다.
한국에서 뿐 아니라 가나의 방송에도 출연하고, 인스타그램에 파란색의 무려 ‘공인’표시 까지 되어있는 1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는 파급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말이다.
심지어 그 나라가 얼마 전 ‘BLACK LIVES MATTER’를 외치며
활발하게 SNS 활동을 펼치고 함께 분노하며
거리의 시위까지 했다면 당연 그의 행동에
더욱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굳이 피부색까지 따라 할 필요가 있냐’고 한다.
아리아나 그란데, 니키미니즈 등의 셀럽 메이크업을 따라 할 때
어두운 톤의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거나
피부톤이 어두운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케이팝 메이크업을 할 때 밝은 톤으로 피부색을 표현하고
긴 눈매를 표현하기 위해 아이라이너로 눈매를 길어 보이게 하는 것
영화 아바타의 캐릭터를 흉내를 낼 때 푸른색으로 몸을 뒤덮거나
곰돌이 푸를 따라한다며 노란색 바디페인팅을 하는 것
물론 그것들과 이번 관짝소년단 코스프레는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의정부고 졸업식 코스프레가
다분히 흑인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의견에 동의하며 그들을 같이 혼내주지 않았을까 한다.
또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그의 생각이 틀렸다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평소 깊은 생각과 소신있는 발언
한국에 대한 애정을 많이 보여주었던 그가
좀 더 신중하게 이번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