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을 써보려 노력 중입니다
기록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때로 인간은 기록의 동물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인간은 다양한 형태로 기록을 남겨놓았다. 문명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던 시절의 벽화부터 이집트의 파피루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속의 수많은 문서들까지. 실제로는 내가 결코 대면할 수 없는, 과거에만 존재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의 기록을 남겼다. 덕분에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고 스스로는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지혜들을 배운다.
후세에 전하기 위한 명확한 목적을 갖고 남겼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스스로를 위해서 기록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의 형태로 남기고 싶은 것은 본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현재 HR 업무를 하면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가끔 글로 서술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첫 번째는 내가 다시 보기 위해서이다.
10년, 20년 후에도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나의 생각과 행동은 많이 달라져있을 것이다. 사회생활 초년차에 느꼈던 생각들을 되짚어보면 분명히 다시 한번 돌아보고 참고할만한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내 이야기를 글로 남김으로써 단 한 사람에게라도 생각을 공유하려는 목적이다.
나는 아직 경험이 많지는 않은 사람이다. 그러나 시야가 넓지 않고 지식적인 측면이 부족한 신입사원들이라고 해서 결코 인사이트가 없지는 않다.
최근에는 MZ세대로부터 새로운 조직문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제도를 설계하기도 하고 거꾸로 임원들이 배우기도 한다. 경력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전문가로 성장하는 경로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도 저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직접 기록을 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면 삶의 모든 요소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서 주변 지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보면 '나는 쓸 얘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참 많다. 본인은 무얼 써야 할지 모르겠고, 콘텐츠를 꾸준히 양산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조금 놀랍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쉽게 공감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에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나 자신이 겪는 모든 이야기는 일단 모두 콘텐츠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을 어떤 식으로 서술하고 풀어내는가, 그 퀄리티 측면에서 양질의 컨텐츠가 될 수 있는지 많이 갈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훌륭하고 완벽한 수준의 컨텐츠는 존재하기 어렵다. 물론 있기도 하겠지만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그 수준은 향상된다. 이것은 운동도,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지 않고 그저 묵묵히 꾸준히 시도해서 글이 10개, 100개가 쌓였을 때 만들어지는 그 더미 자체가 하나의 퀄리티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록을 추천하고 싶다.
비단 HR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하는 사람, 직접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 어떤 누구에게라도 말이다. 그 글을 읽어주는 이가 세상에 단 한 명뿐일지라도 그것은 가치가 있다. 독자의 생각을 꼭 변화시킨다기보다는 그저 편안하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공유하는데도 분명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