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myoo Feb 02. 2024

나는 이제 강아지가 없습니다.

저는 이제 강아지가 없습니다. 늘 젤리가 있어서, 수많은 마음 속에 강아지가 없으면 어떨까 그런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 강아지가 없습니다. 


털갈이 시즌이면 옷 사이로 꼭꼭 파고드는 젤리 털 때문에 털 걱정 없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제 그 걱정이 없는데 왜 기쁘지가 않을까요? 친구들과 놀다가도 젤리와 그림이가 기다릴까 걱정이 되서, 특히 밥도 안먹고 기다릴 젤리가 걱정이 되서 종종 걸음으로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는데, 왜 오늘도 옥상에 혼자 있을 젤리가 기다릴 것 같아 종종 걸음으로 서두를까요? 사료를 안먹어서 때 되면 야채와 닭고기를 다듬어 젤리 식사를 준비하며 귀찮다고 느꼈던 적도 많은데, 왜 그 시간들이 그리울까요? 


길가에 종종 걸음으로 산책을 하는 강아지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나도 강아지가 있었는데, 나도 저렇게 산책을 했는데... 이제 저는 강아지가 없네요. 


젤리와 함께면 언제 어디든 외롭지 않았는데... 이제 저는 외롭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젯밤 젤리가 제 곁을 떠났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