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항체를 만드는 법
모든 것은 정보다.
아침의 햇살, 가족의 한마디, 출근길의 소음, 상사의 표정, 사랑하는 사람의 메시지, 스쳐가는 한 줄의 뉴스까지 — 우리는 매 순간 정보에 잠긴 채 살아간다.
그중에는 우리를 살리는 정보도 있지만, 조용히 무너뜨리는 정보도 있다.
나는 그 무너지는 쪽에 더 가까웠다.
우울증 환자였고, 지금도 작은 자극에 흔들린다. 어떤 날은 댓글 하나에, 어떤 날은 스친 시선 하나에 마음 전체가 뒤집히곤 한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정보의 폭풍 속에서 어떻게 하면 배를 부수지 않고 항해할 수 있을까.
그 질문 끝에서 나는 이 개념을 붙여보았다.
Information Immunity System — 정보면역시스템.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내 생각을 정리한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두 겹으로 작동한다.
하나는 루틴이라는 방화벽이다.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그 반복이야말로 우리를 버티게 한다.
일정한 수면, 일정한 움직임, 일정한 마음의 순서들.
루틴이 무너지면, 정보의 바이러스는 그 틈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의미라는 항체다.
삶에는 피할 수 없는 자극이 있다.
비난, 오해, 실패, 비교, 그 모든 외부의 항원이 들어올 때
우리는 그것을 없애려 들기보다, 무의미하게 만드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이건 내 문제가 아니다.”
그 한 문장이 백신이 된다.
어떤 것들은 그냥 그대로 두어야 한다.
내가 반응하지 않는 순간, 그 정보는 더 이상 나를 해치지 못한다.
항체는 싸움이 아니라 무력화의 기술이다.
정보를 밀어내거나 부정하지 않고, 그저 의미를 비워내는 일이다.
그렇게 관계를 다시 맺는 순간, 정보는 나를 통과한다.
남는 것은 상처가 아니라, 통과한 흔적뿐이다.
나는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더 빨리 돌아온다.
앞으로 이어질 글들은, 우리가 어떻게 항체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당신이 나와 같은 폭풍 속에 있다면, 이 시스템이 잠시라도 당신의 항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