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음 단계로 레벨 업하기
아침에 출근할 때쯤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었던 것을 알아차렸고 야근(?)했던 월요일에 준비하지 못한 레몬청과 파운드, 우리가 사용할 필업 블렌드의 양이 부족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으며 하필 휴일에 걸린 월 말 세금계산서까지 겹쳐 머릿속을 와류 시키기에 충분했다. 일이 쌓이면 화가 쉽게 나는 역시 미숙한 인간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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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란 개인 사업자가 성장했다고 생각이 드는 건, 이제 사업 초기와 달리 외부의 정보나 피상적인 푸시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젠 이게 내부에서 오는 자아는 쉽게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쉽기에 그지없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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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역설인지 모르겠으나 인스타그램은 나에게 있어 정보의 바다를 넘어 과다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너무 쉽게 휘둘릴 만한 타인의 정보들이 한꺼번에 넘쳐흐르기 때문이랄까. 랜덤 피드만 보아도 타인의 잘나고 호화로운 삶이 너무 쉽게 흡수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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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차적인 오류가 발생된다는 점이다. 타인이 주는 광대한 정보, 과시, 시각 때문에 정작 이 SNS는 욕망의 바다가 되어 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본인은 정작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 살고 있는 타인이나 회사, 조직을 보면 괜히 마음의 불씨에 기름을 붓게 된다. 조급함이나 두려움이 쉽게 나를 엄습해 오는 것이다. 나만 도태된 것 같고 멈춰 있는 자신의 그라운드를 쉽게 실증내고 갈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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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진짜 잘하고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은 SNS를 접고 현실 복귀한 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이 아이디에 생각을 적는 일과 업사이드의 운영적 목적의 포스팅 외엔 이유 없는 좋아요나 타인의 정보를 흡수하는 것을 줄여가고 있으며 언젠간 삭제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 사실 현재의 나에겐 인스타그램을 제대로 볼 시간적 여유조차도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의 피로를 달래고 또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이쯤 되면 사실 내가 잘 살고 있는가 하는 망상도 무의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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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SNS에 미쳐 살 때가 있었다. 그땐 좋아요나 댓글이 달리지 않아 불안해했고 나의 매너리즘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내가 성장했다고 판단되는 이유는 이제 이런 광범위한 정보의 스테이지에 날 맡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난 후에서부터다. 적당한 정도를 벗어나면 나를 위한 SNS가 아니라 SNS를 위한 내가 되어 버리고 정작 현실을 살지 못해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젠 조금이나마 조급해하거나 답답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문젠 적은 내 안에 있다. 유희왕처럼 내 안에 누군가 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