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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스텔라 OH
Jan 17. 2024
의도하지 않은 감사의 향연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쉼"을 위한 것이었으면서도 떠나오기 전 내겐
계획이 많았다.
하루 매일 글을 써서 발행할까
가지고 간 책을 다 읽고
와야 되며
명상과 묵상의 시간이 꼭 들어가면 좋겠다는 둥.......
그런데 쉼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___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날씨 맑음
아침에 일어나 드넓은 하늘을 안는다. 새소리와 시야
한가득 들어오는 숲을 바라보며 큰 호흡을 내고 마신다. 조각 나서 조각 난 채로 살던 내가 하늘을 독차지하는 기분이다.
여기
큰(?) 하늘을 올려다보니 지구가 둥글겠구나. 혹은 저 하늘을 뚫고 나가면 우주도 만나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 대구의 하늘은 바둑판같이 아파트로 갈기갈기 쪼개져 있지 않은가? 그 하늘을 보며 자라는 유이와 유준이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내가 읽었던 인디언
시애틀 추장의 글과 말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이 생각났다. 모든 것이 대자연과 연결된 그들의 생과 사.
사는 동안의 마음가짐과 관계에의 자세.
더 좁게 더 잘게 더 치밀하게 살던 시간들에
통 큰 하늘은 없었고 밀림 뺨치는 숲도 위에서 바라보기 힘들었다.
나무 둥이 속을 헤치는 삶, 작은 화분에
보기 좋게 가둬놓은 식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아니겠는가.
수시로 걷기에 하루 만보는 기본이라 딴에는 운동도 되는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아침에
몇 개의 요가동작 하고 비로소 느꼈다. 쓰던 근육만 쓰면 한 달 전 되던 동작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무리 좋다지만 걷는 것으로 모든 운동을 커버할 수 없는
것처럼 사는 것도 다르지 않다.
좁다란 생각의 선을 긋고
들어앉아
잘고 협소한 범위의 근육만으로 살았다.
한 줌거리
의 알량한 지식과 정보와 시간을 움켜쥐었다.
그걸 내 세계랍시고 이름을 붙이고 만들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로 세계가 만들어질 리 없다.
____
여기서 내게 수시로 무시로 오는 것들은 "예상치 못한 감사"
감사해야 긍정이 오고 감사해야 잘 살 수 있는 그런 의도된 감사가 아니라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내 의도와 상관없이 오는 큰 감사들은 내 마음을 크게 울리고, 갑자기 울리고, 반갑게 울리고 있다.
감사는 하나의 큰 제목으로 오지 않고 구체적으로 오는데 기가
막힐 만큼 절묘하게 오고 뒤통수가 깨지듯 반전으로 온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안되었던 것들이 순식간에
생각된달까.
아침부터 눈물바람하게 한 깨우침이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의 프라이버시 문제로 말
못 하지만
내게 큰 감사와 반성을 안겼다.
그들을 위해 자주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____
나의 아침이 고요히 흐른다.
감사히 흐른다.
내 텅 빈 하루는 어떻게 흐를까 심장이
두근 한다.
___
사춘기 유준이는 오늘아침 엄마한테 웃어주었고
아침 안 먹던 유이는
시리얼을 먹고
나는 여행오기 전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감사한 모자를 처음 쓰고
나란히 등교했고 배웅했다.
남기지 않으면
안 될 이 순간을 남기고
채 마시지 못한 차를 비우고
간단히 청소를 하고
또 조호바루 어디 위를 걷겠지.
#말레이시아한달살기
#조호바루
#의도한
삶에서
벗어
나기
#순식간에오는것들
#많은감사와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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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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