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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싸이트 Mar 01. 2023

'MZ' 탓하는 당신, 살아남지 못한다

MZ가 주류가 될 시대에서의 생존전략

MZ는 왜 그럴까?


"MZ들은 참 끈기가 없어"

"맞아. 아무리 바빠도 야근을 안 해"

"그것뿐이냐? 따박 따박 말대답에 아주 돌겠다"


조직책임자로 보이는 회사원들이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서서 담배를 피우며 MZ세대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각자 겪은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볼멘소리를 한다. 조금 안타깝다.


"MZ는 대체 왜 그럴까?"


귀가 솔깃해졌다. 아는 사이였다면 다가가서 칭찬이라도 해주고 싶다.

이어진 대화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왜'를 생각해 보려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해를 위한 시작이기 때문이다. MZ들이 끈기가 없고 야근을 하기 싫어하고 따박 따박 말대답을 하는 건 유별난 게 아니다. 우리 모두도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참았을 뿐이다.


우리는 왜 참았을까?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승진, 고과, 보상, 사회적인 인정, 만족감 등 그것이 무엇이든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단 이야기다.



MZ는 잘못이 없다


그럼 MZ는 왜 참지 않는지 살펴보자.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승진에서 오는 혜택, 평가를 잘 받아 얻는 인센티브, "김대리 일을 아주 책임감 있게 잘하네"와 같은 칭찬이 주는 밸류가 크지 않다는 말이다. 이 것들을 얻기 위해 쏟아야 하는 노력이 보상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저는 승진 같은 건 빨리 하지 않아도 되니깐 법대로 정시퇴근 시켜주세요", "인센티브 그거 조금 더 받는다고 삶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으니까 퇴근 시간 이후에 연락하지 마세요"라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사고를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이해를 하지 못하니 열정이 없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말을 한다. 기성세대의 세계관으로 이들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MZ 이전 세대까지는 패시브 인컴 구조를 만들었거나 금융투자에 성공한 경우를 제외하면 직장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그리고 월급만으로도 어느 정도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었다. 당연히 직장에서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기 위해 승진, 평가 등에 연연하는게 합리적이었다. 불만을 감추고 조직이 요구하는 일을 해냈다. 행동이 반복되면 가치관이 된다. 무릇 직장생활은 '이렇게' 해야한다는 기준이 생긴다. 이 기준은 남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반면 MZ 세대가 놓인 환경은 조금 다르다.


평균적인 직장인의 수입으로는 은퇴할 때까지 벌어도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다. 적당히 일하든, 죽어라 일하든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회사가 갖는 의미 자체가 다른 셈이다. 알바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 것만으로도 회사에 목을 맬 이유가 없는데, 다른 옵션이 더해진다. 자립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누구나 유튜브, 스마트스토어,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해 부수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심지어 회사를 다니면서도 시도할 수 있다. 동기들 중에서도 유튜브 수입이 월급을 넘어, 퇴사를 한다거나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해 부수입이 조금씩 생긴다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실패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월급으로는 답이 나오질 않으니 회사가 정답이 아닌 건 확실하다.


직장이라는 곳은 몸을 잠시 의지할 임시거처가 된다. 가능하면 워라밸을 확보하면서 연봉을 더 많이 주는 회사로 옮겨 다녀야 한다.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열정은 무가치한 봉사와 희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거면 회사를 대체 왜 다니냐"고 투덜대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다들 퇴사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면, 현재를 살아야 한다. 세상이 바뀌면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사고방식과 가치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MZ세대는 학창 시절부터 인터넷을 접하며 자랐다. 부모, 선생님, 선배 등이 유일한 인생의 멘토였고 미디어라고는 방송사와 언론이 유일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정보와 생각을 접했다. 특히 지금 20대 초중반인 Z세대는 훨씬 다채로운 플랫폼을 사용하며 다양성을 키워왔다.


기존 세대들이 부모와 선생님으로부터 주입받은 바에 따라 '직장에서 인정받는 법'과 같이 이쁜 말로 가득한 책을 고를 때, Z세대는 현실적이고 솔직한 생각에 더 많이 노출됐다. 수평적이고 참여에 제약이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익숙한 이들에게는 당연히 획일적인 조직 논리, 충성, 복종과 같은 키워드가 먹히지 않는다.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


이들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사고하는지를 알았으니, 이제 '어떻게' 어우러지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왜 융화되어야 하는지 이유는 간단하다. 싫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하려 한다고 피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기성세대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지금은 회사에서 더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고 다수이기 때문에 이들을 향해 일방적으로 푸념도 하고 손가락질도 할 수 있지만, 곧 MZ세대가 기득권이 된다는 점이다. 사실 이미 허리라인을 장악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2030년이 되고 2035년이 되면 회사는 물론이고 세상에서 이들이 주류가 된다. 당신과 그들의 영향력이 역전될 것이다.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직장 내에서의 평판은 물론,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읽지 못해 퇴보하게 될 것이다.


좀 더 아프게 말하자면, 우리는 늙고 점차 잘려 나가는데 그들은 건장해지고 다수가 될 거란 말이다.


심지어 Z세대는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덕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동질성을 갖는 세대가 됐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회사에서든 시장에서든 이들과 마주치지 않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니 '너'와 '나'를 구분 지어 세대 갈등을 유발하기보다는 공존을 도모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해답은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있다.


다양성을 키우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른 생각을 쉽게 품지 못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내게 익숙한 것, 나와 비슷한 생각, 비슷한 문화적 경험을 선호한다. 이들과 어울리면 편안하고 안정감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안하고 익숙한 집단에만 고여 있으면 점차 편향적인 사고가 강해지고 배타적인 성향이 강화된다.


어울려야 한다. 억지로 쿨내를 풍기란 말이 아니다. 절친이 되라는 말도 아니다. 그저 종종 이야기와 생각을 듣기만 해도 된다.


당장 잘 못하겠으면 꼭 함께 일하는 MZ와 무리해서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널렸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들려주는 알고리즘을 벗어나 다른 생각을 의도적으로 접해보길 바란다.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비판하려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듣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MZ세대'라는 표현도 회사에서는 더 이상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을 포괄하는 나이 대를 한 그룹으로 묶는 것도 의미가 없지만, 이 표현은 세대를 지칭하는 의미를 너머 부정적인 의미로까지 쓰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사고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유독 이들이 당신의 상식과 '다른' 행동을 했을 때만 MZ라는 표현을 쓰며 '틀렸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이들의 긍정적인 모습은 반영하지 않고, 부정적인 스토리만 차곡차곡 쌓으며 편향적인 사고를 강화하고 있지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갈등의 끝에는 희생이 따른다. 그 희생자는 시간이 갈수록 기성세대에서 더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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