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누군가의 이름을 닮아 있다.
겨울 끝자락,
마음이 먼저 설레는 건 꽃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 당신은 봄이었다.
겨우내 기다려온 이름,
하얀 꽃잎 피어나
아련히 마음에 스며들었다.
그리움으로 지새운 밤마다
당신은 꽃잎 되어
내 곁을 맴돌았다.
달빛 아득히 시린 밤이면,
그저 한없이 슬퍼지던
고운 숨결 머물던 시간들이
꽃잎으로 내게 돌아왔다.
고요한 기억 속에서
당신의 추억을 건져 올리며
나는 끝내 슬퍼하리라.
다만, 당신 마음 한켠에
머물렀던 시간만으로—
만족하리라.
나에게 봄은 언제나 아련하고 조용하다.
스쳐간 인연이 꽃잎처럼 되돌아와
잠시 머물다 가는 계절.
그렇게 봄은,
당신의 이름으로 다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