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5분이 정말 중요한 걸까
모든 건 지하철 환승구와도 같다. 지하철은 내게 호의를 베풀어 출입문을 열어주지만, 그들은 그저 숫자를 세며 열차를 출발하기까지를 기다릴 뿐이다. 뛰든, 걷든, 다음 열차를 타든, 결국 움직이는 건 나다. 그리고 내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때로는 서둘러 열차를 탔다. 누구보다 앞서 가겠다는 마음으로 한 칸 더 빨리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탄 열차가 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줄까? 도착 시간이 고작 5분 빠르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큰 차이를 만드는 걸까
그 5분이 소중하다고 믿으며 발을 구를 때도 있었다. 일찍 일어나고, 조금 더 뛰어야 얻을 수 있는 그 조그마한 시간. 하지만 문득 생각한다. 정말 그 5분이 나를 바꿀 만큼 값진 것일까? 아니면, 그 5분에 집착하는 내가 나 스스로를 더 흔들리게 만드는 건 아닐까?
지하철 환승구는 언제나 북적댄다. 누군가는 다음 열차를 놓칠까 봐 불안해하고, 누군가는 느긋하게 걸으며 자신의 리듬을 지킨다. 그 속에서 나는 가끔씩 걸음을 멈추고 내게 묻는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확신이 있나? 아니면 단지 늦지 않으려는 조바심 때문에 뛰는 건가?”
결국 중요한 건, 열차를 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그리고 내가 그 선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일 것이다.
삶이란 끊임없는 환승의 연속이다. 선택지 앞에서 서두르거나 머뭇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놓치고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환승구를 지나가야 할 사람은 오직 나 자신이라는 것. 그 누구도 대신 선택해 줄 수 없고,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 말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묻는다. 그 5분을 위해 뛰어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천천히 걸어야 할지. 어쩌면 답은, 내가 나아가는 길 한가운데에 이미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