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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형선 daniel Jan 08. 2024

정치이야기 하다 발끈하는 시민들.

- 언제 발끈! 하나요? 

정치 이야기를 하다보면 갑자기 급발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아주 흔하다. 

그래서 술자리에서 하지 않아야할 이야기로, 종교이야기, 정치이야기를 꼽는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하는 정치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각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어딘선가  들어주는 곳도 없다. 

술자리에서만이라도 이야기 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어느 선만 넘지 않은다면, 그리고 다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때 하는 정치이야기는 괜찮은 안주거리다. 


누구이거나 어느 정당이거나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일 수록 정치 이야기에 

진심으로 참여하고 언성이 올라간다. 그런데 그런 사람일 수록 정치이야기는 피해야할 

소재가 된다. 쉽게 선을 넘고 발끈하기 때문이다. 바로 자기가 지지하는 어느 정치인이거나 

정당에대한 비판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열성 팬이라도 된듯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팀이나 연애인을 누군가 비난한다고 한들 그렇게 열을 낼까.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세력을 자신과 완전히 동일시 한다.  마치 우상을 호위하는 

전사라도 된듯하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시민으로서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그것이 팬덤으로 이어지는 것은

참 위험한 상태다. 편덤에 빠진 시민들은 비판력을 상실하고 소통불가의 존재가 된다. 자신의 삶이나 자신의 처지를 지지해줄 정치적 입장을 쉽게 망각하고, 자신의 우상의 정치적 성공을 자신의 성공인양 착각하게 된다  그런점에서 팬덤정치 현상은 정치와 시민들의 삶을 갈라놓는다. 

티비 조선등의 종편에서 정치를 다루는 방식이 딱 그렇다.  시민들이 알아야할 현안이나 정책의 문제에서 정치를 다루지 않는다. 정치 세력들간에 혹은 정치인들의 정치게임처럼 정치를 포장하고 색칠한다. 


왜 사람들은 쉽게 팬덤에 빠지는 것일까. 민주화 이후에 정치가 형식적 민주주의에 머물고 실질적 민주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치는 계속적으로 시민들의 삶을 배신했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서민들의 지지를 받던 정치인들이 대통령으로 뽑히기도 했지만, 삶은 더 힘들어지고 치열한 각축장이 되어버렸다. 그 각박한 삶의 원인이 정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 원인과 해법이 정치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모이지 않고 특정 정치인이 그 모든 문제를 일소할 해결책으로 여겨지게 됐다.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고 제거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양 주장하는 평론들이 넘쳐난 것도 그 원인이다.  전쟁의 정치에서 죽기 살기로 일전을 벌이는 것이 정치인양 왜곡되어 버렸다. 


나는 술자리에서 정치이야기 하면 안된다, 싸움 된다고 하는 주장에 반대하는 편이다. 정치는 정말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내려야하고 참여해야할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를 만들어 낸 것도 정치다. 그 정부가 우리의 일상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지 매일 매일 느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우리는 술자리에서든 어디에서든 일상적으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치가들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 정치 세력들이 가진 정책이나, 위인들의 됨됨이도 이야기 해야한다.  다만 그들의 대변자나 옹호자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유권자로서 냉정한 비평가의 입장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차이가 편안히 드러나야하는 순간이 바로 정치이야기를 하는 순간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에대해 혹은 정치가에 대해 한발 떨어져서 살펴볼수 있어야하고 언제나 비판을 내릴수 있어야한다. 그것이 자신이 지지하는 우상으로부터 배신당하는, 반복되는 비극을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술자리에서 정치이야기를 하다가 '발끈' 하는 순간이 있을 때, 자신을 살펴보자. 왜 이렇게 발끈할까. 조금만 냉정해져보자. 그렇게 발끈하는 것이 당연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이럴때야말로 

"워~ 워~" 하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발끈하고 있는 나를 깨닫는다면, 내가 팬덤의 덫에 걸려 있구나하고 그 덫에서 벗어길 바란다.  정치에서 우리가 보아야하지만 보지 못하는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바로 우리의 삶을 지지해주는 정치의 가능성이다.  


이제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정치는 점점 더 일상의 화두가 될 것이다. 

그 와중에 발끈!! 하는 팬이 되어, 여야의 승부에 목숨걸지 말고, 그 어느 세력이든 우리 삶을 지지하는 정치를 하도록 강제하는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보자.   


#정치 #시민 #평론하는시민 #팬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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