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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Mar 13. 2024

브런치에서 1년 글쓰기

첫 돌에 즈음하여!

3월 16일이면 브런치에 글을 발행 한 지 1년이 된다.

지난 1년 동안 나의 일상은 무척 단조롭게 흘렀다. 꼭 해야 할 일인, 사춘기 두 명과 개와 고양이를 챙기고 생계를 잇는 교실 수업 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간은 모두 읽고 썼다.


그럼에도 지난 일 년이 몇 년은 족히 흐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글을 쓴 과정 때문일 것이다. 어둠에 갇혔던 온갖 기억을 끌어올려 글로 옮긴 일은 마치 삶의 어느 지점에서 부는 바람을 견디며 버틴 시간 같았다. 처음엔 온전히 나를 위해 썼고, 점차 그 방향이 타인을 향해야겠다고 깨닫게 된 것도  지난 1년 동안 생긴 변화였다.


’ 브런치 성장 이야기'는 경험을 나눌 목적으로 남겨왔다. 앞선 경험에 적었던 것처럼, 나 역시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구독자 9에서 10으로 올라갈 때 번번이 구독 취소를 누르던 어떤 분 때문에 좌절을 맛본 이력이 있다. (몹시 매운맛)


그땐 언제, 어떻게 하면 나도 구독자가 늘고 내 글을 좋아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는 한 걸까? 뭔가 내 앞에 열린 기회에 대한 설렘과 잘해보고 싶은 각오를 이 공간에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했었다.


지금도 비슷한 마음을 갖은 분들이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브런치 1년 차 성장 이야기'를 적어 본다.

나는 지난 1년 동안 실제 280여 편의 글을 썼다. 하지만 200일이 되던 시점 뒤로, 앞서 발행한 글을 선별해 1차로 50여 편 글에 대한 발행을 취소해 다시 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뒤로는 새로운 글 한편을 발행하면, 손봐야 될 글 한편을 지우는 방식을 유지했기 때문에 내 글은 여전히 200편에 머물러 있다. 한동안 주 5일 연재를 하며 글을 부지런히 써내기도 했고, 최대한 완성도 있는 글을 발행하기 위해 여러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쳤지만,  글을 다시 손보다 보면 결국 초고에 불과했다.


지난 1년,

브런치에서 내 성과가 좋은 편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그래서 더욱 책임감 있게 글을 정리해 발행하려 애쓴 시간이었다. 이젠 새로운 이야기보다 써둔 200편의 에피소드를 잘 다듬는 숙제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위와 같은 작업을 위해 연재 횟수를 줄였다. 주 5일 연재를 하던 기간은 무조건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지만, 어쨌든 결과물이 나온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글의 완성도를 유지하는데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내 경우 세 가지 주제로 5일을 연재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오해를 푸는 사람'과 '산문적인 인간 2' 연재를 하고 있었는데, '오해를 푸는 사람' 에피소드가 40편가량 모인 만큼 뒷 이야기 정리에 집중하기 위해 10화에서 연재를 마쳤다.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해를 푸는 사람이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가 되어 여러분께 다시 읽힐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년 사이 브런치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브런치->브런치 스토리->연재기능과 일부작가 응원기능->크리에이터 선정->브런치 작가 모두에 응원하기 정식오픈까지.


나는 본의 아니게 이 변화의 중심에서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수 없고, 결국 각자 경험하고 판단할 몫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다만, 내가 경험한 것과 그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일부 공유해 보려 한다.


우선, 연재와 응원하기로 파생된 조회수와 구독자수 증가 속도는 확실히 높고 빨랐다. 브런치 작가로서는 이점에 대한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응원수(응원 금액이)가 높은 순에 따라 노출 순위가 정해진다. (라이킷 수 400을 넘는 글보다 1000원이라도 응원받은 글이 상위에 노출된다.)

이 과정은 보이지 않게 시야를 좁혔고,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현재 브런치 작가가 받은 응원금에서 브런치 스토리 측에 내는 수수료는 40% 다. (금액마다 수수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명확한 내용은 찾을 수 없다. 정산표에도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에 세액만 표기됨)

이번에 '전체 응원하기 오픈'을 두고 연재 수익에 대해 기대가 큰 분도 있고, 연재 시작을 축하하는 지인의 응원 선물을 받았다는 글을 보기도 했다. (그 경우 꽤 큰 금액의 응원금을 받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브런치 스토리'가 자선사업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당연히 동의한다. 다만, 모두가 작가인 브런치 스토리 구조에서 그 40% 에서 세금은 몇% 이고 수수료는 몇% 인지를 처음부터 명확히 해주고, 그 필요에 대해 작가가 선택하게 하는 과정은 필요했다.

(간혹, 출판사 신간 도서 서평을 의뢰받기도 했는데, 그 경우 도서+ 5만 원~8만 원, 10만 원까지 원고료를 받았다. 그때도 세금 3.3%를 제외한 고료를 받았다.)


40% 수수료가 과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각자가 느끼는 대로다. 브런치스토리가 그러기로 한 이상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작가들에게 마치 수익의 큰 기회가 온 것처럼 홍보하기에 앞서, 그 과정과 대가를 미리 공개하고 작가가 선택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과연 수익의 큰 기회를 얻는 이가 작가인건 맞을까?


나 역시 그동안 많은 분의 응원을 받았고, 내가 응원하고 싶은 작가님 글을 만나면 응원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리 공개해 주고 선택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럼에도 브런치에서 1년은 내게 글 쓸 동기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많은 분들의(독자라기 보단 같은 문우였다고 생각합니다.) 격려와 위로를 받았고, 응원받은 덕분에 그다음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여기서 일일이 밝힐 순 없지만, 감사한 여러 제안도 받았다. 그 경험은 내가 홀로 맨땅에 헤딩하고 있는 건 아니었구나, 느끼게 했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단 점에서 용기를 얻게 했다. 위에 적은 아쉬움을 빼면, 브런치는 글쓰기에 좋은 플랫폼이 맞다.


브런치 글쓰기 1년을 맞으며, 무엇보다 꿸 수 있는 구슬이라 할 내 글이 모였다는 점에서 브런치 공간에 감사하다. 이 공간의 여러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글을 부단히 쓰자는 말로 브런치 1년의 소회를 마친다.


앞으로는 댓글 달기 망설여지지 않는 글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길 바라봅니다.^^지난 1년 동안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 첫돌을 맞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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