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서프라이즈

아빠가 된다는 것

by 살믄녀행

만 31살 이었다.


돌이켜보면 꽤 흔들리는 마음을 갖고 살았다.


유년시절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차분하고 우직한 마음을 동경했고


흔들림을 붙잡아보고 싶어했지만


쉽게 흔들렸다.


어쩌면 흔들리는 기둥에서 자란 가지였을수도.


나의 부모를 탓하기엔 그들이 자란 땅이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없었기에


그들 나름 대차게 흔들리면서도 가지들을 치열히 지켜내주었다.



그 날, 아내가 옷장 속에 숨켜놓은 서프라이즈는


내가 기둥이 될 차례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 시기 나는 7년 다닌 공기업을 퇴사하고 아내와 3개월 간 태국과 터키를 여행하고 온 직후였다.


지켜야할 가지가 없기에 택했던 결정이었으나


역시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구나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걱정이 크게 되지않았다.


아내와 함께라면 다 잘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흔들리는 나를 항상 지지해주던 그녀였다.


나와 아내는 아이에게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기둥이 되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다시 취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아내는 열심히 아이를 품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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