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G의 숲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레인 Jul 08. 2024

죽음 앞에 긴박한, 안녕.

감정의 습작 #1.

몇 분 후 나는 떠나요.

나는 그걸 알아요.

내가 나를 죽이려 하니까요.

살고 싶지만 그게 최선의 선택임을

짧은 시간 안에 나는 결정해야 했죠.


시간이 없어요.

잘 있어요. 내 사랑

안녕. 사랑하는 내 아이야.

너에게 편지를 써두어서 얼마나 얼마나 다행인지

5분만 더... 아니 1초만이라도 더..

여기서 함께하고 싶지만

오, 아가야. 너를 두고 내가 어찌 갈까?


최대한 정성스럽게

최대한 마음을 담아

아스라이 안았던 너를 다시 자리에 눕힌다.

이불에 귀를 감싸며 고운 네 볼을 또 한 번 더듬는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니


오 제발... 그러나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네.


떨림조차 허용되지 않겠죠.

순식간에 지나갈 거예요.

많은 밤을 상상해 봤지만 그래도 겁이 나네요.

살고 싶어요. 너무나 무섭고 살고 싶지만...

어떻게든 나는 방아쇠를 당길 거고

그 이후 나는 스위치가 끊어져 깜깜해지겠죠.

오 사랑하는 그대여.

그러나 그대는... 남겨진 그대는 어찌할까요?

그대여, 부디 일그러진 나를 자세히 보지 않기를




영화, <얼라이드> 마지막 장면

'마리안 부세주르'의 감정을 느껴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