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9
1. 수업 전 나의 질문을 더 명확하게 잘 다듬는다.
2. 질문과 대답의 중요성과 불가피성을 다시 설명한다.
3. 나의 질문은 다른 답은 있어도 틀린 답은 없는 열린 질문임을 강조한다.
4. 확인 질문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수업시간에 뻔한 내용 설명보다는 질문하고 생각하게 하는 방식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벌써 중간강의평가에 질문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질문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몰라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사람은 멋지게 표현하고, 영향을 미치고, 주목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원래 성격이 소극적이고 수줍어서 그럴까?
그럴 수도 있다.
나는 보통 이 지점에서 생각을 멈췄었다.
오늘은 몇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아이들의 성격이 문제의 핵심은 아닐 것이다.
일례로 친구나 가족 사이 소통조차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독 수업 시간의 소통에 소극적이고 수줍은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엉뚱한 대답, 틀린 답을 할까 걱정이 돼서 그럴 수 있다.
공동체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는 경향은 유독 강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한국인의 성향과도 일부 관련이 있을 것이다.
틀린 답을 해서 눈총을 받느니 아예 표현을 거부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질문은 거의 언제나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학생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다른 생각은 있어도 틀린 생각은 없는 소통을 지향한다면
언젠가 아이들의 걱정을 덜어줄 날이 올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나의 문제는 없을까?
나의 질문에는 문제가 없을까?
분명 문제가 많다.
추상적인 문제를 두루뭉술한 언어로 질문할 때가 많다.
질문이 애매모호하면 답을 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물론 적극성이 남다른 일부 사람들은 두루뭉술한 질문에 두루뭉술한 답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원하는 답에 근접할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예 대답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일단 나의 질문을 가다듬자.
조금 더 명확하게,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고민을 담은 질문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부탁해야 하겠다.
"지금 한 질문은 00이라는 의미인가요?"
이런 식의 확인 질문을 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겠다.
확인 질문으로 질문은 더 명확해지고 답을 하기 수월해질 것이다.
게다가 확인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 머릿속 생각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