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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맘 Jan 21. 2022

퇴사해도 생기는 스트레스  관리법

다시 돌아가고 싶다면?



퇴사해도 스트레스는 생긴다. 심지어 퇴사 직전까지 쭉 받던 스트레스와는 그 재질이 다르다. 퇴사 후에 생기는, 그러니까 퇴사했기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는 원래 받던 스트레스보다 더 괴롭다.


 맹목적인 것이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저 월급날만 바라본 채,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시간만 잘 버티면 돈이 들어왔던 과거가 부럽다. 시간이 땡! 하면 돈이 띠링! 하고 들어오니, 내가 단순히 정답을  맞혔기 때문에 보상을 얻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법도 하다. 한 달 한 달 마치 쉬운 도형 끼워 맞추듯 살아가는 게 속 편했던 것 같다. 굳이 아이디어를 쥐어짜 내지 않아도 되고, 뭔가 반응이 없어도 꼭 내 탓은 아닌 거고. 심지어 설렁설렁 일했는데 오프날도 차곡차곡 주어졌다.


 반면 혼자 무언갈 이뤄내려 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 게 없다. 가족의 기대라던지 감당할 책임 같은 것들은 오롯이 나에게 폭포처럼 세차게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무엇 하나라도 시작하는 것이 두렵게 되고, 점점 속도를 늦추게 되고, 결국 멈춰버리고 마는 것이다. 내가 무엇 하나라도 해낼 수 없는, 하기조차 싫은 무기력에 빠진다. 이런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바로 '스트레스'다. 국 스트레스는 어떤 상황에서든 생긴다.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그게 시작이고, 행동은 그다음이다.


 퇴사하고 다른 걸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스트레스가 끊이질 않는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 

지금 처한 현실에 너무 집중해서 '자기 초점 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제 거기서 빠져나와야 한다. 

말 그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다.

재활 운동하듯  단순히 진짜 관절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 그저 관절을 움직이고, 위치의 변화를 느끼는 등, 직접 변화하는 환경을 보고, 듣고, 느껴본다. '오감을 총동원하여서.' 그리고 조금씩 단계를 추가하여 움직임을 더해나간다.


'나 스스로' 이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이런 식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느끼다 보면 어느새 누워만 있고 싶던 마음이 목적 있는 행위를 하고 싶은 열망으로 바뀐다. 머리로만 빙빙 돌던 어떤 형태 없는 것들이 눈으로 보이고, 만져지는 실체가 되어있다. 이 정도까지 오면 이미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어려운 게 시작인데 말이다.


행동하는 것 자체는 고민하고 계획만 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 어떤 획기적인 계획일 지라도 그저 앉아서 치밀하게 구상만 하고 있는 사람은, 직접 움직이는 사람을 앞설 수 없다.


 자존심 때문에 원래의 길로 되돌아오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결국 멈춰있는 것과 같다. 나는 차라리 빠르게 노선을 변경하는 게 더 낫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하면, 퇴사했을지라도 상황에 따라 동종업계로 재입사하는 일들 말이다. 사실 다른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도 그것이 부끄럽다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을 좇는 건 본능이자, 진짜 내가 하고픈 일을 위한 자금을 얻는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웹툰에서 어떤 남자 주인공이 여주에게 이런 말을 한다.

봉우리 씨는 약은 게 아니라 야무진 거예요.

자존심이 없는 게 아니고
솔직할 수 있는 자존감이 있는 거고.

염치없는 게 아니라 열심히 사는 거죠.


                          -웹툰 아홉수 우리들 중에서-



 나도 대학병원을 그만두면서 다시는 병원에 발을 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곧 다시 유턴했다.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은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통제 불가능한 환경에 서있다면 비교적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환경으로 걸음을 옮기면 된다. 차가 밀리면 막힌 채로 서있는 게 아니라 우회해서 빨리 다른 도로를 타는 것이 고이지 않는 방법이다.


이런 상황에 마주한 사람들에게 나도 웹툰처럼 말해주고 싶다.

약은 게 아니라 야무지게  행동하는 거라고.

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것에 솔직할 수 있는 자존감이 있는 거라고,

염치없이 기성 일터로 되돌아오는 게 아니라 차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거라고 말이다.



 단순하게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늘에서 햇빛 사이로 주변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말 그대로 이런 변화 자체를 반복하여 느끼면서 통제력을 기른다면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것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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