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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홈 Jul 04. 2022

휴직 내고 싶어하는 남편

남편이 작년부터 회사스트레스로 인해 힘들어했었다. 지금은 더 심해졌다. 남편이 나한테 무기력한 표정을 짓고 계속 눕는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싫었다. 주말에 쉬고 싶은 건 알기에 최소한 쉬게 했으나 너무 누워있기만 하고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아빠한테 가면 남편이 귀찮아하고 계속 눕기만 했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회사일이 쉽지 않기에. 상사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와 업무가 맞지 않아 힘들어하며 속마음을 살짝 얘기할 때 나는 휴가를 내라고 했다. 그랬더니 휴가는 소용이 없다고 한다.

잠깐 쉬는 휴가는 자기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그 회사부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부서를 옮기고 싶기에 그 방법이 휴직을 내어 올해 연말까지 쉽고 싶다고 한다. 그 말 듣는 순간

나는 화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휴직을 낸다니.. 내가 둘째 신생아때부터 몸이 너무 안좋아

육아휴직 낼 수 없냐고 부탁했을 때는 절때 안해주더니 자기 힘들때는 어떻게해서든 휴직내려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 나는 손이 부르르 떨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라 남편을 마구 때렸다. 소리지르며 울면서 때렸다.

더 화가난건 휴직내면 육아에 전념하겠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면 계속 약속을 어겼으니까.. 지킨적이 거의 없었기에 나는 휴직내는걸 거부했다.

남편이랑 같이 있는 거 자체가 싫은건지.. 생활비에 대한 걱정인건지 나 자신 조차 헷갈리면서 두려움이 가득 몰려오기 시작했고 남편에게 너무 화가나고 속이 상했다.

남편이 자기도 죽겠다며 쉬고 싶다고 한다. 도망가고 싶은거 이해하면서도 나는 왜 엄청나게 화가 난 걸까..

화가나도 그렇게 심하게 화낼 필요가 없었을텐데.. 오늘에서야 글을 쓰며 나 자신을 다독이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휴직내라고 했다. 하고싶으면 하라고 했다. 내가 얘기해도 들을 사람이 아니란걸 아니까. 그랬더니 남편이 휴직신청한다고 바로 되는게 아니라고 한다. 참.. 그냥 알겠다고 했다.

나는 남편에게 너무 실망이 큰걸까.. 쌓여왔던게 더 폭발한걸까..

사실 여름휴가를 계속 기다려왔었다. 가족여행 가고 싶었다. 내가 계속 휴가 언제 낼수 있냐고 물을 때마다

모르겠다고만 얘기해서 서운하고 우울했다. 나도 여름휴가보내고 싶은데..

근데 지난주일날, 교회에서 전교인 수련회가 있는데 양평으로 간다고 한다. 비용도 비싸지도 않고 미취학아이들은 무료라고 하니 솔깃했다. 남편도 가고싶은지 나쁘지 않겠다고 한다. 

만약 남편이 못가도 나는 얘들이라도 데리고 가야할 것 같다. 남편으로 인해 나까지 우울해지기 싫으니까.

양평가서 은혜도 받고 기분전환 하고 싶다. 남편에 대해 더 내려나야겠다. 아직 나도 철이 없다.

아이들에게 짜증내고 싶지도 않고 사랑스럽게 아이들에게 놀아주고 싶다.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떼써도 그걸 받아주는 여유가 얼른 오면 좋겠다. 체력이 너무 안 좋아서 계속 걷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보통체력으로 가기에 시간이 꽤 걸릴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말고 노력하자.

남편도 사람인데 내가 너무 못되게 굴었다. 이런 나를 다시 한 번 반성하며 감정조절 연습하자.

나에게 토닥거리며 힘내자라고 속으로 기도했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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