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본격 맘고생 3/5
주변 아이 엄마들의 모든 말들이 가시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
2월 말까지 나는 매일 밤마다 아이를 재워놓고 거실에 나와 생각에 생각을 했다.
울고 또 울었다.
날씨는 또 어찌나 을씨년스러운지, 바람소리만도 무서운데 커튼도, 블라인드도 없어 캄캄한 밤, 가로등 불빛에 나무가 뽑힐 듯이 흔들리는 광경까지 더해지니 정말 무섭고, 외롭고, 슬펐다.
너무 무섭고 외로울 때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울었다.
아이 키우는 게 너무 어렵다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도저히 혼자서 아이를 잘 키워낼 자신이 없다고......
이러다 내가 아이를 망쳐버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내가 나 스스로를 좋은 엄마라고 늘 독려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힘들고 약해질 때에 옆에서 "아니야. 너는 좋은 엄마야."하고 다독여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물론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내 아이 곁에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주며 스스로를 다독여왔다.
그렇게 노력해도 여차하고 방심하면 가슴 무너질 일이 참으로 많은 게, 그게 엄마의 자리이기 때문에.
아이가 낡고 부서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내 탓, 아이가 아파도 건강하게 돌봐주지 못한 내 탓, 아이가 말썽을 부려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내 탓, 다른 집 아빠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같이 놀고 싶어 하는 아이 눈빛을 볼 때에도... 온전한 가정에서 자라도록 지켜주지 못한 내 탓.
아무리 내가 좋은 엄마라고, 아이에게는 내가 최고라고 마음을 다잡아도, 마음에 걸리는 모든 것이 부족한 엄마인 내 탓이라 느껴지기 때문에.
그래서 지난 2월은 아픈 달이었다.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자식 때문에 하는 마음고생은 정말이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 어린 자식 하나를 키우는데도 겨우 이만한 일로 가슴에 벌써 이렇게 많은 멍이 드는데, 지금이야 너무 어려서 나만 잘하면 된다지만 앞으로 자라면서 머리 굵어지고 정말로 스스로 사고를 치고 다닐 나이가 되면 그땐 오죽할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데 이런 자식을 하나도 아니고 둘, 셋 씩 키우는 부모들은 참 대단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내 부모님만 봐도... 도대체 내가 지난날 그 가슴에 대못을 얼마나 많이 박았던가.
나는 망치로 뚝딱뚝딱도 아니고 나사 박는 기계로 드르륵드르륵 아주 그냥 수도 없이 촘촘하게 박은 것 같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만리타국에서 싱글맘으로 산답시고 얼마나 큰 대못을 박는 중인가.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졌다.
그래서 울고.. 또 울었다.
나는 임신 중에 다른 엄마들이 뱃속 아이를 생각하며 태교를 할 때 태교 대신 여러 가지 육아서적을 읽고, 내 교육관과 일치하는 부분들만 발췌해 내 나름대로 교육관의 틀을 정립했다.
그 큰 틀 덕분에 나는 첫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생후 첫 1년 육아를 상당히 잘했다.
돌이 지나 한국에 갔을 때 남편과의 문제로 아이에게 심리적 타격이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온 상담소에서 아이 애착관계 검사를 받았을 때에도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양육태도라는 평을 들었었다.
그때 전문가 소견으로 아이가 영리한 편이고, 특히 기질이 자기 주도적인 아이라 이런 경우 엄마가 앞에서 끌어주기보다는 아이가 하는 대로 지켜봐 주는 것이 아이의 능력을 계발하는데 더 긍정적이라고 했다.
내버려 둬도 알아서 잘 배우고,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아이이니 아이의 흥미 위주로 엄마는 그저 보조만 해주라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다가 눈물을 닦고, 나는 다시 육아서적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내 양육방식의 기본은 이시형 박사의 "아이의 자기 조절력"이라는 책이다.
다 읽고 나서 나는 드디어 무엇이 문제인지 깨달았다.
주변 친구들의 말이 맞았다. 아이의 감정은 수용하되 아닌 행동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바로 잡았어야 하는데 나는 그 부분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모두가 지적한 Streng 해지라는, 바로 그 부분이었다.
이미 책이 닳도록 읽어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그동안 새카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육아서적을 읽은 것이 가을이었다.
그나마도 읽는 둥 마는 둥.. 그동안 정신없이 사느라 육아서적을 전혀 생각도 못한 것이다.
생후 1년까지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아이가 뭘 잘못해도 혼내는 대신 그 상황 자체를 정리하고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돌부터 세 돌까지는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치는 시기이다.
특히 이 시기에 감정을 컨트롤하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기초공사를 마치는데 이때 전전두엽이 제대로 발달을 하지 못하면 아이는 감정 컨트롤을 못하고 아무데서나 울고 떼쓰고 발버둥 치는 아이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뇌과학적인 문제이고, 발달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육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 기본이 되는 것이 규칙 수유와 밤잠이었기 때문에 나는 첫 1년 동안 모유를 먹이면서도 하루 4번 규칙 수유를 했다.
아이는 아침 8시, 낮 12시, 오후 4시, 저녁 8시에 젖을 먹으며 백일 이후로 18개월까지 밤 8시- 아침 7시까지 11시간씩 푹 잤다.
우리가 그렇게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아무거나 먹고 아무데서나 자도 괜찮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늘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아이라 잠잘 때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주전부리보다는 늘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던 아이라 편식도 없이 아무거나 잘 먹었다.
그런데 돌이 지나면서 엄청난 쓰나미가 몰아쳤고, 나는 돌 전의 육아방식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채 정신없이 아이를 키웠다.
거기에 플러스 나의 스트레스와 불안함이 아이에게 전가되었고, 아이 스스로가 느끼는 스트레스도 있었을 테니 그것이 배가 되어 문제행동들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니라 2016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원본과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