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싱글맘의 육아 자세

싱글맘 본격 맘고생 4/5

by 뿌리와 날개

책을 덮자 머릿속에서 양육 방침에 대한 정리가 얼추 되었다.



1.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친구를 때리는 행동은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 아이를 일정한 장소로 데려가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되, 혼자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동석한다.


빈이는 1분 정도 세워두는데 벌을 서고 나면 꼭 왜 혼났는지 이유를 말한다. 왜 혼났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2. 그 밖의 문제행동들은 무시한다.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젤리를 찾거나 할 때는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한다.


그 전에는 일일이 제재를 했었는데 부정 강화라고 해서 오히려 나쁜 행동으로 엄마의 관심을 끈다는 것을 알았다.


무시를 했더니 처음엔 10분 정도 울었지만 그 뒤로는 울면 엄마가 더 관심을 안 준다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그러지 않았다.


3. 빈이가 나의 약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사고 쳐놓고 아픈 척하기와 약한 척 하기.

그 전에는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당연히 아픈 줄 알았고, 안아달라고 하면 당연히 안아주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요 녀석이 자기가 불리하면 아프다 그러고, 안아달라고 하더란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것에 넘어가지 않는다.


4. 그 외에는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준다.



이 방법들은 아주 효과적이었고, 아이들은 방치한 시간만큼 되돌아오는데 걸린다고 해서 유치원에 가는 8월까지 여유를 두고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미 빈이는 상당히 안정이 된 상태이다.








그리고 나는 이번 일로 중요한 것을 배웠다.


"조언을 듣는 기술"이다.


갑작스럽게 내 나라도 아닌 곳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어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고, 독불장군이 되지 않으려고 여러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이 열이면 조언도 열 가지에 그 마저도 그 조언은 그들의, 자기 아이들을 키운 경험일 뿐 내 아이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었다.


1월 한 달 동안 아이를 엄하게 다루라는 말만 듣고 빈이를 혼낸 결과, 아이는 분리불안이 와서 밤중에도 서너 번씩 깨어 엄마를 찾고 울었다.


특히 잠귀가 밝아져 내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면 자기가 먼저 발딱 일어나 "엄마 같이 가!" 하며 황급하게 침대 밑으로 내려가 기다렸다.


또 22개월이 되도록 나와 살 맞대고 자본 적이 없는 아이인데 많이 혼낸 이후로 엄마 심장 소리 듣는 게 좋다며 내 배 위에 올라와 자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낮에 더 많이 울고, 보채고, 문제 행동들을 더 많이 했다.


특히 아이를 때리라는 조언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녀는 내 아이가 맞아야 말을 듣는 아이라고 했지만, 그 반대다. 빈이는 그 어떤 아이보다 말이 잘 통하는 아이이다.


그 얘기를 듣던 날 나는 더 이상 그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방식대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했고 내가 찾은 방법들을 아이의 성향에 맞춰 조절해가며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아이는 그날부로 큼직한 문제행동들을 그만두었다. 남들의 조언은 말 그대로 조언일 뿐, 최종 판단은 엄마가 하는 것이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맞았다.


누가 뭐라고 지껄이든 내 자식은, 뱃속에서부터 열 달 품어 지금까지 데리고 산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다만, 모든 사람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팩트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내가 아이를 너무 단호하게 대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내 엄마 자질에 대한 질책도 아니었고, 싱글맘이라 부족한 엄마라는 뜻도 아니었다.


단호하지 못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객관적인 사실이니 나는 그것을 인정하고, 그럼 어떤 식으로 단호하게 대할지 나 스스로 찾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나의 엄마 노릇에 대한 질책으로 받아들여 그렇게 마음 아파했던 것이다.


깨닫고 난 뒤 문장으로 정리해놓으니 간단하지만, 이 한 문장을 몸소 깨닫기까지 나는 많은 시간을 마음 아파하며 울어야만 했다.


여기까지 오니 새삼 나에게 그런 조언들을 해준 친구들이 고마웠다.


남에게 입 바른 소리, 특히 자식 교육에 왈가왈부하기가 어디 쉬운가.


나부터도 남의 집 아이 버릇없으면 돌아서서 흉보고 다시는 안 어울리려고 하지 어지간한 애정 없이는 굳이 얼굴 붉힐 일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 맘이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내 기분이 언짢을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내어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집어주었다. 그 덕에 나는 잘못된 길을 걷다가 너무 늦기 전에 되돌아 나올 수 있었다.


더군다나 그것이 귀한 내 자식을 똑바로 키우는 길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다음날 나는 당장 그 친구들에게 가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특히 아이를 때리라고 했던 그녀는, 그것이 설사 나의 교육관과 맞지는 않을지라도 얼마나 우리를 아끼고 나를 위하는 마음에서 한 말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 진심을 알아줘 자기도 고맙다고 했다.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니라 2016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 원본과 사진은 아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frechda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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