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 김씨가 수화기를 던지듯 전화를 끊은 그때, 슬기와 밍은 이상함을 감지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세히 알아볼 방법이 필요했다. 슬기와 김씨는 서로의 sns을 차단한 상황이었기에 밍을 계정을 통해 그의 sns를 보기로 했다. 슬기는 이렇게 몰래라도 봐서 그의 동태를 확인해야 된다는 게 어딘가 음침한 것 같고 찜찜해서 스스로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별 수 없다며 정신 승리 비슷한 세뇌를 시키며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그녀는 잠시 딱 1분만 김씨의 스토커 아닌 스토커가 되기로 하고 그의 sns를 살펴봤다. 여전한 그의 sns. 그녀가 아무리 큰 소리로 세상에 외쳤어도 그의 sns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국수’를 전시했고 사랑하는 척했다.
‘그래. 역시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지. 게다가 작디작더라고 권력이란 게, 타인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면 말이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설령 작은 김씨가 무슨 꿍꿍이를 하더라도 꼭 이번 기회를 ‘국수’를 ‘수국’이로 견생이 새롭게 펼쳐지도록, 꼭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그녀였다.
이틀 뒤는 대표 김씨가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러 여행을 가는, 고로 이 나라를, 자기 자리를 잠시 비우고 출국을 하는 날이다. 그리고 이제 국수도, 김씨도 새출발하게 되는 날이다. 단지 주거지가 바뀌고 함께 사는 이가 서로 바뀔 뿐이었다. 어느 쪽이라도 결국은 해-피! 해지는 결말!
2.
슬기와 밍은 예상치도 못하게 훅 들어온 낭보에 바쁘게 퇴사자들의 모임을 다시 한번 소집했다. 모인 사람들은 국수(수국이)의 이사 소식에 하나같이 기쁨을 표했다. 모두가 웃었지만 사실 어딘가 개운치 않은 걸 알고 있었다. 국수의 주거지 변경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