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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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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writer May 28. 2022

산책일기 4. 시선이 발아하는 경로

연재 에세이



걷다 보니 노란 꽃에는 꿀벌이 지천이다.

이 꽃에서 저 꽃으로, 그 아래 꽃에서 위 꽃으로,

바람에 떠밀려 가면서도

집요히 군락에 머무르며 꽃을 탐미한다.


가만히 보기만 해도, 어떠한 생명이 별 볼 일 없이 그렇게 무언가를 오래 탐닉할 이유는 없을 텐데

벌과 꽃의 관계를, 그 인과를,

알아내기까지의 짧고도 긴 시간을 생각하면,

통념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때로는 그저 가만히 봄으로써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본다는 것은 의문을 자아낸다.

본다는 것은 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까지는 대상을 향한 열린 마음과 사랑이 필요하다.

의문이 무르익기 위해서는 침묵과 숙고가 필요하다.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은 쉽다.


'사랑과 의문과 시작.'

모든 시작은 사랑이 퍼뜨린 작은 의문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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