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결고리, 우체통
마지막으로 손편지를 쓴 게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카톡 하나, 전화 한 통으로 편하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오늘날,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쓴 편지에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 답장이 오길 기다리던 설렘은 잊혀진 지 오래인데요.
손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어 보내면 손수 그린 엽서에 답장을 써서 보내주는 작가님이 있습니다.
-출처: 박대수 작가님 인스타그램 @marco_park
박대수 작가님의 <우체통 프로젝트>는 길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우체통들을 살리고 지키는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9년 동안 진행한 <우체통 프로젝트>는 우체통과 편지에 대한 감성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주로 보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편지를 보내는 이들은 자신이 가진 행복, 고민, 슬픔 등의 감정을 편지를 통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받는 편지는 연간 300통 정도라는데요. 작가님은 손수 그린 우체통 그림엽서에 손편지를 써서 일일이 답장을 해준다고 합니다.
박대수 작가님이 이토록 우체통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사고로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작가님은 어린 시절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그럴 때마다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작가님에게 우체통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이자 세상과의 소통 창구였던 것이죠.
수년 전, 저도 <우체통 프로젝트>에 참여했었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던 한 달을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작가님께 받은 편지와 엽서는 손편지를 모아둔 박스에 넣어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오랜만에 작가님께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개인의 속도가 아닌 사회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면서 빈번하게 마음을 접지르는 요즘, 아는 이들에겐 말하기 어려운 제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서.
"편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을 해요. 지금 이 시대에서 사람이 그립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직접 만나서 털어놓는건 힘드니까 이 시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박대수 작가님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