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몽골 아니고, 내몽고!

trip to Inner Mongolia #1

by INGDI 잉디

년 10월 1일부터 10월 7일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이다. 매년 1주일의 휴일이 보장되어 있다니, 나 같은 학생들에게는 꿀 같은 휴일.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여행을 계획했다.

국경절 여행지는 고민 끝에 ‘내몽고’로 결정했다. 일단 거기까지 가고 오고 돌아다니는 일정이 쉽지 않다 보니 여유 있는 기간이 필요했다. 또한 내몽고 내에서의 이동 역시 자유여행으로는 쉽지 않아 이번엔 여행사를 끼고 가기로 했다. 이 여행사는 마침 한국인 분과 상담이 가능해서 어렵지 않게 예약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몽고는 어디인가. 정식 명칭은 내몽고 자치구. 내가 계속 내몽고라고 부를 이곳은 중국 북부의 국경 지대에 있는 몽골족 자치구이다. 사실 이 곳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다지 익숙한 곳은 아닌 것 같다. 내가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나 내몽고 갈 거야!’라고 얘기했을 때, 열에 아홉은 ‘거기가 어디야?’ 혹은 ‘몽골이야?’라고 대답해왔다. 하지만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몽골은 엄연히 다른 나라이고, 내몽고 자치구는 중국 내 몇 개의 자치구 중 하나인 것이다.

지도에서 보이는 Hohhot는 내몽고 자치구의 수도.


내몽고는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중국 최북단 지역에 위치해있고, 내가 있었던 상해와 꽤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10월의 상해는 아직도 꽤 더운 날씨였지만 내몽고는 내륙+북쪽에 위치해 있어서 짐을 쌀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옷이었다. 예쁜 옷이고 뭐고 내 몸의 보온을 위해 필요한 옷을 모두 챙겼다. 거기에 필수로 모래바람을 막아줄 선글라스, 마스크까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내몽고의 수도, 후허하오터로 떠났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후허하오터로 떠났다.

곧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창 밖을 바라보니, 비행기를 타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정말 사막이구나.. 약 2시간 반~3시간을 날아 후허하오터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러나 비행기에서 보았던 풍경과는 다르게 내가 후허하오터에 내려서 받은 첫 느낌은, 생각보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라는 것이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건물 별로 없는 허허벌판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항 도심 쪽은 역시 고층 빌딩들도 굉장히 많았고, 교통수단도 굉장히 잘 다니고 있었다.



의외였던 풍경을 뒤로하고, 첫 일정을 위해 ‘시라 무원 초원’으로 이동했다. 버스로 3~4시간 정도 걸렸다.

오랜 시간 버스를 달려 도착한 곳은 정말 그림 같은 곳이었다. 높은 건물들이 없어 하늘이 바로 내 시야로 내려와 온 세상이 새파랬고, TV에서만 보던 게르(몽골식 이동식 집)가 쭉 늘어서 있었다.

여기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게르 숙박을 운영하고 있어서, 우리도 게르에서 하룻밤을 보낼 기회가 주어졌다.


게르 안은 생각보다 열악하지 않았다. 내부는 여느 숙박업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따뜻한 물이 잘 안 나오는 정도?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하루쯤이야!


초원에서의 유일한 일정은 승마 체험이었다. 제대로 말을 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타기 전에 조금 무섭더라. 그래도 한 번뿐인 경험, 무사히 타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말 위로 올라탔다.


초원을 구경하면서 온몸으로 자연을 느꼈다. 도시 요소들이 아무것도 없는 곳. 자연뿐인 이 곳에 온몸으로 하늘을 느끼고, 온몸으로 풀을 느꼈다. 그 순간만큼은 잠깐 동안 내 머릿속의 고민들, 바쁜 도시 생활, 모두 잊어버렸다.

여기에서 시식해보라고 주신 전통 간식. 전혀 자극 없이 담백한 맛.


승마 체험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이 곳을 만끽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에 아무 건물도 없다고 잠시 상상해보자. 내 눈 앞에 하늘만 보이는 기분을.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해가 지는 것을 천천히나마 눈에 담았다.

내륙이라 일교차가 심하다 보니, 밤이 되니까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추웠다. 그러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것 같은 풍경들이기에 후회가 안 남을 때까지 열심히 보고, 또 보았다. 여기는 하늘이 깨끗해서 밤에 별도 정말 많이 보였는데, 카메라가 전혀 못 담아서 눈으로 열심히 담고 왔다.



춥지만 행복했던 밤을 보내고, 아침엔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과연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은 되었지만,

태양은 보란 듯이 우리에게 황홀한 일출을 선물해 주었다.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던 풍경. 어쩌면 최고의 여행은 그 어떤 관광지도 아닌, 그냥 자연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짧았던 초원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다음 일정을 위해 부지런히 떠났다. 도시에서 한참 벗어난 이 곳은 자연 그 자체였다.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행복보다 자연이 일으키는 재해를 더 많이 겪고 보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찌 됐든 자연은 어느 상황에서나 그 어느 것보다도 강력하다. 도시에서 내몽고의 자연을 느끼기란 불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어쩌다 보이는 예쁜 하늘에, 점점 푸른 옷을 입는 나무들에 작은 행복을 느끼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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